국민의힘 충북도지사 후보 공천 파동

2026.03.18 14:08:19

이정균

시사평론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충북도지사 선거판의 격랑이 극심한 정당은 단연 국민의힘이다. 거의 혼돈 상태에 빠져드는 중이다. 국민의힘 중앙당이 공천신청을 마감한 결과 충북도지사 공천 신청자는(이름 가나다 순으로)김영환 현 도지사,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윤희근 전 경찰청장, 조길형 전 충주시장이었다.

***현직 도지사 공천 배제

이들은 중앙당에서 실시한 공천 심사 면접을 마치고 본격적인 경선 준비에 들어간 상태였으나 예기치 않은 대형 돌발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16일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혁신 공천 방침을 밝히며 김영환 충북도지사를 컷오프(공천 배제) 시키고 추가 공천 신청을 받기로 한 것이다. 공관위원장이 특정인을 내정한 뒤 김영환 지사를 컷오프 했다는 뜻으로 읽혔다. 추가 공모에는 김수민 전 충북도정무부지사가 공천 신청 서류를 접수했다.

김영환 지사는 "당 공심위가 자행한 컷오프 결정은 당헌·당규의 원칙을 파괴한 정치적 폭거이자 충북도민에 대한 명백한 배신행위"라고 강력히 반발하며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김영환 지사는 이정현 공관위원장이 김수민 전 충북도정부부지사와 일주일 전에 접촉했다면서 "야바위 정치"라고 폭로했다.

김영환 지사는 컷오프에 더해 17일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에 의해 청탁금지법과 수뢰후부정처사 혐의로 구속영장이 신청되어 더욱 코너에 몰리게 됐다. 김 지사는 결백을 주장하지만 충북도정 사상 최초의 도지사에 대한 구속 영장 청구라는 불명예를 안고 최대의 위기에 직면했다. 김 지사는 밀실공천·야합공천의 불의에 타협하지 않을 것이며 어떤 경우에도 출마하겠다는 일전불사의 의지를 천명했다.

국민의힘 나머지 공천 신청자 3명도 한 목소리로 반발했다. 윤갑근 예비후보는 혁신 공천이 아니라 원칙을 무시한 보여주기 공천쑈라며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윤희근 예비후보는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숙고의 시간을 갖겠다고 밝혀 후보 사퇴 등을 예고했다. 조길형 전 충주시장은 예비후보 사퇴를 선언했고 탈당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러다간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후보를 정하는 당내 경선이 이뤄지지 않고 내정자가 단독 추대되는 기이한 일이 현실화 될 가능성도 있다. 국민의힘 공천 룰에 따라 여성, 청년에게 가산점을 주는 우대 조건이 중복 적용될 경우 웬만한 남성 예비후보로는 여성이자 청년인 김수민 공천 신청자를 상대로 싸우나 마나한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이정현 공관위원장과 김수민 신청자도 이 점을 노렸을 것이다.

김수민 신청자는 김영환 도지사와 뗄 수 없는 정치적 멘티, 멘토 관계로 잘 알려져 있었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김수민 국민의힘 청원당협위원장을 충북도정무부지사로 발탁하여 중용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김영환 지사가 국민의당 인재영입위원장이었고 김수민 신청자가 비례대표 후보로 영입되어 최연소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김영환 지사는 "동지의 불행을 틈 타 배신의 칼을 꽂는 자를 내가 키웠다니 기가 막힌다"며 응징과 정치권 퇴출을 공언했다.

***프로답지 못한 국민의힘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선거 공천파동이 혁신이 될지, 그나마의 명을 단축하는 자해극이 될지 모르나 미숙하고 프로답지 못한 것만은 분명하다. 현직 도지사를 컷오프하면서 사전 설명이나 양해가 전무할 정도로 품격 없고 천박한 정당이다. 결국에는 국민의힘 충북도지사 공천 신청자 모두가 피해자가 될 거라는 강한 예감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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