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아동학대 전력자가 제천의 아동복지 관련 시설 운영 책임자로 복귀한 사실이 알려져 파장이 크다. 제천시에 따르면 제천영육아원을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화이트아동복지회는 과거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았던 B씨를 지난 2023년 제천영육아원장으로 다시 임명했다. B씨는 같은 해 2월 법인 이사장에 오른 뒤 두 달 뒤인 4월 원장으로 취임했다. B씨는 2017년 법원에서 벌금 150만 원을 선고받았다.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21~2025년)간 충북지역 아동학대 검거 건수가 총 1천785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325건, 2022년 350건, 2023년 312건, 2024년 347건, 2025년 451건 등 해마다 증가추세다. 유형별로는 신체 학대가 1천60건으로 가장 많았다. 아동학대 문제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세인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 아동학대 범죄 증가는 관련 법 부재 때문이 아니다. 예산이 부족해서도 아니다. 국내에는 아동복지법, 아동학대 처벌에 관한 특례법 등 관련 법이 이미 여럿 있다, 소관 부처도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교육부 법무부 행안부 등이 있다. 보건복지부의 예산집행과 지자체의 실행으로 아이들이 안전한 공동체를 만드는 데 함께하고 있다. 그런데도 아동학대 범죄는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정치권이나 정부, 지자체가 제도개선에 나서지 못한 탓이 크다. 제천영육아원의 경우도 비슷한 사례다. 사회복지사업법은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경우라도 형 확정 이후 5년이 지나면 사회복지시설장 취임을 제한하지 않고 있다. 법적 결격 사유가 사라진 뒤에는 재임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제천시에도 관련 규정에 따라 시설장 취임 자체를 막을 근거는 없다.
아동기는 인격이나 정서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시기다. 학대는 성장기 인격이나 신체 발달에 악영향을 준다. 대인 관계 등에서 매우 불안정한 증상을 보이는 경계성 인격 장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동학대가 좀처럼 줄지 않고 있는 이유는 비교적 분명하다. 사회 전반에 퍼져 있는 아동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아동은 신체적으로 약하다. 보호하고 존중해야 한다. 그런데 아동학대자 대부분은 아동을 하나의 종속물로 생각한다. 학대를 당해도 아동이 신고하기 어렵다는 점도 아동학대 증가 요인이다. 학대 행위자에 대한 처벌이 약한 것도 한몫하고 있다. 아동은 부모나 보호자의 소유물이 아니다. 학대하는 사람과 피해 아동들을 분리할 수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이 확충돼야 한다. 그동안 정부나 지자체는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아동학대 개선책을 내놨다. 하지만 미봉책에 그치곤 했다. 대책 마련에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아동학대는 피해 아동에게 평생 심각한 트라우마를 안겨줄 수 있다. 전담 인력과 시설 확충도 시급하다. 아동학대 발생을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사회적 관심과 관찰 시스템도 절실하다. 그래야 학대나 재학대 발생 소지를 없앨 수 있다. 무엇보다 사회 전체가 아동학대에 대해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과 함께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
아이들은 소중하다. 보호받지 못하면 국가적으로도 불행하다. 정부는 제천 사례를 참고해 아동복지시설 종사자의 결격 사유 기준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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