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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충북도교육청의 장학관이 부서 송별회 자리에서 화장실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건이 지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교육행정을 책임지는 공직자가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로 지목된 이번 사건에 대해 전문가들은 왜곡된 성문화와 관음적 욕구, 스트레스 해소 방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12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한 성폭력 상담소 관계자는 "성범죄 가해자의 심리는 단일한 원인으로 설명하기 어렵고 실제 가해자를 직접 만나 심리검사와 면담을 통해 분석해야 한다"면서도 "불법촬영 범죄는 왜곡된 성문화를 내면화한 결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진단했다.
이어 "청소년의 경우 호기심이나 충동성이 작용하기도 하지만 이번 사건처럼 사회적 지위가 높은 공직자의 경우 단순 충동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며 "이미 관련 행동이 반복되거나 일종의 중독 양상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고위직일수록 업무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짜릿함이나 스릴을 느끼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도파민이 과도하게 분비되는 자극적 행동이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 작동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성범죄의 배경을 개인의 심리 문제로만 볼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사회 전반에 퍼진 왜곡된 성 인식과 관음적 문화가 범죄 발생 토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여성의 신체나 사적인 공간을 호기심의 대상으로 보는 문화가 여전히 존재한다"며 "이런 인식이 개인에게 내면화된 상태에서 스트레스 상황 등이 결합하면 범죄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공직사회 성인지 교육의 실효성 문제도 지적됐다.
현재 공공기관에서는 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등 4대 폭력 예방교육을 매년 실시하도록 돼 있지만 교육이 형식적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또 다른 기관 관계자는 "공직자들은 연 1시간 이상 관련 교육을 받도록 돼 있지만 대규모 강의나 온라인 교육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효과가 떨어진다"며 "소규모 토론식 교육 등 참여형 교육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직사회의 성범죄는 단순 개인 일탈을 넘어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보다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관련 교육을 담당하는 부서의 권한과 예산이 부족한 것도 현실"이라며 "성인지 교육을 실질적인 조직 문화 개선으로 연결하려면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임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