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은 금값, 국산 양파는 헐값…뒤집힌 밥상물가

조류인플루엔자 영향, 달걀값 다시 오름세 이어가
산란계 926만 마리 살처분… 신선란 추가 수입 예정
국산 고품질 양파, 수입산 하품질보다 가격 낮아
생산·유통 구조적 문제에 수입물량 과다 영향

2026.03.12 17:43:38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영향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계란 가격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달걀값은 1년 새 24% 올랐고, 양파값은 37% 떨어졌다. 방향은 반대지만 농가와 소비자 모두 피해를 보는 구조는 같다.

◇달걀, 다시 '금란' 시대

12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충북의 달걀 30개 한 판 가격은 11일 기준 6천664원으로, 1년 전 5천351원과 비교해 24% 넘게 올랐다.

가격 상승의 핵심 원인은 산란계 급감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농업관측센터는 3월 산란계 관측보를 통해 이달 기준 6개월령 이상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5천586만 마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5.9% 줄었다고 밝혔다.

최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따른 살처분 규모는 1천만 마리에 달한다.

산란계 부족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KREI는 지난해 대비 산란계 사육 규모가 4월 3.9%, 5월 1.1%, 6월 1.6% 각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달걀 산지 가격도 오름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3월 평균 달걀 산지가격은 전년(특란 10개 기준 1천591원)보다 오른 1천800원 내외로 전망됐으며, 4~5월까지 1천800~1천900원 선을 유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업계는 가격 상승 책임을 생산자에게만 돌리는 시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한산란계협회에 따르면 달걀 농가 수익률은 주요 농축산물 50개 품목 중 최하위 수준이다. 안두영 협회 회장은 "동일한 품질임에도 20% 이상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달걀 등급제 재검토, 불필요한 규제 정비, 유통 과정의 불공정 거래 관행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협회는 또 "차단방역 중심 정책의 한계를 인정하고 선진국처럼 백신 정책 도입 등 현실적인 방역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정부는 방역 강화와 수입 관세 인하, 미국산 신선란 471만 개 추가 수입 공급, 달걀 할인 행사 등을 내놓고 있다.

국산 양파 가격이 수입산보다 낮게 형성돼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김용수기자
◇국산 양파, 수입 하품에 밀려

지난해 11월부터 약 4개월째 수입산 양파 가격이 국산을 앞지르는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국산 상품 가격이 1㎏당 674원으로 수입 하품(678원)보다 낮아지는 상황까지 벌어지며 농가에선 "팔수록 적자"라며 수확을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수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충북의 양파 가격은 11일 기준 1㎏당 2천80원으로, 1년 전 3천313원에서 37% 넘게 떨어졌다.

이같은 현상은 구조적 취약점에서 비롯됐다.

국산 양파는 만생종 수확 후 약 7개월간 저장·유통되는 반면 중국산은 연중 생산·유통된다. 저장 기간이 길어질수록 국산의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 생산 과잉과 저율관세·쿼터로 쏟아지는 수입 물량까지 겹치면서 시장 주도권이 수입산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양파생산자협회는 이달 초 기자회견을 통해 "3월 중순 양파 출하를 앞둔 시점에 값싼 양파가 계속 수입되면서 농민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충격을 주고 있다"며 "정당한 생산비가 보장되고 정상적인 시장이 유지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서삼석 의원(더불어민주당)도 지난 11일 농림축산식품부 업무보고에서 "농식품부는 재배면적 감소로 향후 가격 상승을 전망하지만, 현재 하락 폭이 워낙 커 조생종이 출하되더라도 수입산과의 가격 격차를 해소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생종 이후에도 생산 가능한 품종 개발 등 생산 구조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촉구했다.

농림식품부는 이달 하순 시작되는 조생종 양파 출하를 앞두고 수입 양파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기 위해 관세청, 식품의약안전처 등 관계기관과 통관부터 유통까지 전 단계 관리 체계를 강화하기로 한다는 방침이다.

/ 성지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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