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제폭력 처벌할 관련법부터 제정해라

2026.03.11 19:16:02

[충북일보] 연인들 사이의 교제폭력이 증가하고 있다. 심지어 상대방을 잔혹하게 살해하는 사건까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피해자 보호 대책이나 가해자 처벌 규정은 취약하다. 교제폭력은 '연인 사이에 있을 수 있는 일'로 여겨지곤 했다. 개인 간 일로 여기다 보니 공권력의 적극적인 개입도 이뤄지지 않았다. 그러는 사이 교제폭력은 급증하고 있다.

충북지역에서도 교제폭력 신고가 급증했다. 그러나 법적 규제가 마련되지 않아 직접 규제는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다. 범죄 예방과 피해자 보호 모두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충북여성재단에서 발간한 '2025 충북 성인지 통계'에 따르면 도내 교제폭력 신고 건수는 2022년 1천380건에서 2023년 1천545건으로 늘었다. 2024년에는 2천710건으로 전년 대비 75.4% 증가했다. 교제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가 연인 관계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 신고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 폭력 피해 건수가 통계보다 많을 것으로 예측되는 까닭도 여기 있다. 교제폭력은 종종 강력 범죄로 이어지기도 한다. 피해자가 특정돼 있어 지속적이고 상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법적 처벌 근거가 미비해 예방이 어렵다. 교제폭력은 그동안 형법이나 가정폭력처벌법, 스토킹처벌법 등을 적용해 처리됐다. 교제폭력을 직접 규율하는 독립적인 법이 없기 때문이다. 교제폭력은 사적인 갈등을 넘어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는 젠더 폭력이다.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법적 근거가 있어야 한다. 지역 차원에서도 교제폭력 예방과 피해자 보호 정책이 필요하다.

교제폭력은 진화하는데 대응 방안은 제자리걸음이다. 교제폭력 개념부터 명확히 해야 한다. 사회적 인식을 공유하고,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 무엇보다 연인 간 폭력을 흉악 범죄로 인식하는 사회적 태도 변화가 중요하다. 교제폭력을 가정 폭력 피해자와 동일 선상에 놓고 적극적인 보호조치를 해야 한다. 미국, 영국, 독일 등에선 가정 폭력 피해자와 동일하게 보호하는 법적 조항이 마련돼 있다. 피해가 경미한 단계부터 수사기관의 선제적 개입이 가능토록 해야 한다. 교제폭력은 제도적·법적 장치로 예방해야 한다. 그게 결국 사회안전망 구축이다. 교제폭력과 같은 관계성 범죄는 장기간 지속되기 쉽다. 피해자가 피해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으면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살인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질 위험성이 큰 이유도 여기 있다. 교제폭력 피해자 대부분이 여성들이다. 무엇보다 경찰과 사법당국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 교제폭력은 사적인 분쟁이 아니다. 자칫 살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중대 범죄다. 경찰이 신고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피해자 진술을 가벼이 여기지 말아야 한다. 가해자 격리 등 피해자 보호에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

현행법상 연인 간 범죄행위에는 마땅한 피해자 보호 장치가 없다. 스토킹이나 가족 폭력과는 달리 처벌할 별도의 법적 근거가 없다. 다시 말해 피해자들이 하소연할 데가 없다는 얘기다. 국회가 나서 교제폭력에 특화된 법을 제정해야 한다. 그게 더는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최소한의 장치다. 국회엔 그런 책임과 권한이 있다. 마땅히 국회가 해야 한다. 소를 잃었으면 외양간부터 고치는 게 당연한 후속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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