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팔지 않고 서로만 바라보며 알콩달콩 사는 부부를 잉꼬부부라고 부릅니다. 잉꼬(우리말로 바꿔 앵무새라고 불러야 하는데 잘못 굳어진 말이지요)가 암컷 한 마리만 사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지요. 새의 많은 종(種)이 이처럼 일부일처제를 지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노래하는 새들을 일컫는 명금류들은 확실하게 일부일처제를 지킨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DNA 기술이 발달하면서 암컷의 바람기가 밝혀지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진화생물학자 고와티는 180여 종의 명금류 중 90% 이상이 외도를 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인간이 보기에는 '일부일처'를 유지하지만 실제로는 '일처다부'라는 것이지요.
여기서 의문을 제기할 수도 있습니다. 암컷의 정절 의식이 높지만, 번식 욕구가 높은 다른 수컷이 강제로 관계를 맺은 결과가 아닐까, 하고. 하지만 새들은 암컷과 수컷의 생식기관 구조상 '강간'이 일어날 수 없는 구조라는군요. 새의 수컷에겐 포유류가 가진, 밖으로 툭 튀어나온 성기가 없답니다. 그들에겐 '총배설강'이라는 구멍이 하나 있어 수컷과 암컷이 마음이 맞으면 이 구멍을 맞대고 후손을 잉태하기 때문에, 구조상 수컷이 암컷 의사에 반해 가까스로 등 뒤에 올라타더라도 짝짓기가 쉽지 않은 것입니다.
새끼를 키울 때, 수컷은 암컷의 부정이 의심되더라도 함께 둥지를 지킬 수밖에 없습니다. 외도로 출산한 새끼를 정교하게 구별하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수컷이 할 수 있는 최선은 간통이 일어나지 않은 듯, 태연히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것뿐이랍니다.
반면, 가파른 절벽에 둥지를 짓고 사는 야생 매는 암컷과 수컷이 짝을 이뤄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삽니다. 이웃이 많은 도시 매의 경우, 아무래도 '한눈'을 팔 기회가 많지 않을까 싶은데, 학자들이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도시 매가 난잡할 것이라는 예상은 틀린 것입니다.
미국의 연구진이 시카고에 사는 매 부부 25쌍을 대상으로 매 부부와 어린 매의 유전자를 비교한 결과 단 1쌍만이 부모와 새끼의 유전자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를 두고도 연구진은 바람을 피운 것이 아니라 짝을 잃은 수컷이 새로운 암컷과 '재혼'함으로써 생긴 일이라고 추정했습니다.
이를 두고 김성호 서남대 교수는 "무리 생활을 하는 새는 '기회'가 많아 일부일처제를 지키는 경우가 드물지만, 서식지가 넓고 이웃이 가깝지 않은 새는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며 가족 중심으로 사는 경우가 많다"며 "매를 비롯한 맹금류가 여기에 속하며 두루미가 대표적인 예"라고 설명했습니다.
위에 소개된 이야기들은 '매일경제'의 강영운 기자와 '연합뉴스'의 신선미 기자가 쓴 기사를 알맹이만 짜깁기하여 옮긴 것입니다. 두 기자의 기사에 따르면 '잉꼬부부'라는 칭송은 상식의 오류가 되는 셈입니다. 굳이 사이좋고 금실 좋은 부부를 칭송하고 싶다면 '매 부부'라거나 '두루미 부부'라고 불러야 합당하다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