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인 17일 오후,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 시외버스터미널 하차장에서 고향을 다녀온 시민들이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충북 지역의 설 연휴 밥상머리 민심의 최대 화두는 지방선거와 민생으로 귀결됐다.
6·3 지방선거가 100여 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관심이 높아졌고 실생활에 밀접한 장바구니 물가는 여전히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을 맞아 도민들은 가족·친지들과 만나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웠다. 고향을 찾은 친구들은 오랜 만에 회포를 풀었다.
대화는 서로의 안부를 묻는 것으로 시작돼 자연스레 정치, 경제 등 사회 전반에 대한 주제로 이어졌다.
선거가 눈앞에 다가와서인지 새 일꾼을 뽑는데 깊은 관심을 보였다. 출마 주자들의 역량과 자질, 리더십 등을 평가하며 열띤 토론을 펼쳤다.
각자의 의견이 엇갈리며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면 정치권을 향해서는 크게 실망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여야 모두 민생 회복을 외치고 있으나 해결은 뒷전인 채 내홍만 거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에 정당이나 이념이 아닌 인물 위주로 투표하겠다는데 공감대가 형성되는 이유이다. 중앙 정치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도민과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하겠다는 것이다.
직장인 이모(43)씨는 "그동안 지방선거는 별 관심이 없었으나 국민보다는 정국 주도권 확보를 위해 극한 대립을 벌이는 여야 정당에 실망했다"면서 "능력 있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후보를 뽑겠다"고 말했다.
최근 추진에 속도가 붙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간 행정통합도 밥상머리 화두로 올랐다. 충북은 통합할 수 있는 인접 광역시가 없는 만큼 대전·충남 통합에서 소외되거나 역차별을 받지 않도록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이른바 '먹고 사는 문제'는 설 명절을 관통했다. 내수 침체와 소비 부진, 고금리·고물가 속에 생계를 걱정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경기 침체를 직접적으로 체감하는 소상공인은 어려움을 토로했다. 충청지방통계청이 지난 3일 발표한 올해 1월 충북 소비자물가지수는 118.62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 상승했다.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신선과일·채소·어개(어류와 조개) 등 55개 품목으로 작성한 신선식품 지수는 127.74로 전년 동월 대비 0.7% 증가했다.
품목별로 보면 쌀(14.6%), 수입 쇠고기(11.4%) 가격이 올랐고, 돼지고기(-7.1%), 무(-39.4%) 등은 하락했다.
소비자의 구입 빈도가 높은 144개 항목으로 구성돼 전체 소비자물가지수보다 체감물가에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120.5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상승했다.
이를 반영하듯 도민들은 하루 빨리 민생 경제가 안정되길 바랐다. 카페를 운영하는 서모(51·여)씨는 "최근 몇 년 동안 경기가 안 좋은 것 같은데 올해는 정말 심각한 것 같다"며 "매출이 절반 이하로 떨어질 정도로 어려운데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성과를 거둬 경기가 나아지고 부동산 문제도 해결됐으면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강모(38)씨는 "먹거리 물가가 계속 오르고 있다"면서 "월급이 올라도 실질적인 임금은 오히려 줄어 먹고살기가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래서인지 정부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왔다. 물가 안정과 경기 활성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점은 인정하지만 피부로 와닿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가 최근 상시 가동에 들어간 장관급 태스크포스(TF)는 담합 행위 근절과 물가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여야 거대 정당에 대한 비판은 더욱 거셌다. 민심은 차갑게 식은 분위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정국 주도권을 잡기 위해 극한 대립만 벌이며 민생 문제는 뒷전에 두고 당권 싸움으로 잠잠한 날이 없다고 싸잡아 비판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후 빠르게 국정을 안정화하고 최근 성과를 거두며 높은 지지율을 받는 것과 달리 여야가 제 역할을 못한다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지역 정가의 한 인사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필요 없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정치권에 대한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 "지금부터라도 민생을 회복하고 국민을 위한 정치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 천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