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령을 생각하며

2026.02.18 13:55:31

김다해

시인

한계령을 위한 연가 / 문정희



한겨울 못 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 년 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제 구멍들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콥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을 흔들지는 않으리

헬리콥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승들을 위해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아만 포탄을 뿌려 대던 헬리콥터들이

고라니나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처음 짧은 축복에 몸 둘 바를 모르리

- 문정희 시선집 <지금 장미를 따라> (민음사.2016.05.27.) 108 ~109쪽

'시인이자, 시낭송가 미송 선생이 문학 채널(대표 : 김흥식)에서 한계령 휴게소를 간다' 라고 합니다.

문학 채널에서 촬영한 유튜브 동영상을 보았는데 한계령을 보게 되었습니다. 하얀 눈이 내리는 한계령을 보니, 문정희 시인의 시가 필자의 마음속을 울립니다.

'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어떻게 보면 인생은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이기적인 사람이나, 갑질하는 사람이 '못 잊을 사람'이 되지 않겠지요.

여행을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사람과 가는 것이 좋은 일입니다.

시적 화자는 '한계령쯤을 넘다가' '폭설을 만나고 싶다'라고 했을까요·.

'자동차들은 뒤뚱거리며' '자동차들은' 자동차 주인이 길을 찾아서 가는 데로 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꺼이 묶였으면'

시적 화자는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긴 척'하며 '묶였으면' 하는 생각인가 봅니다. 이것을 '눈부신 고립'이라고 말하는 듯합니다. 고립은 다른 대상과 떨어져 혼자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겠지요. 사람이 사람과 서로 어울리며 즐겁게 살아야 하는데 왜 고립을 선택하는 것일까요.

'눈부신 고립은 '흰 것뿐인 동화의 나라'에 시적 화자가 '운명이' '묶였으면' 하는 소망으로 보입니다. 한편 '동화의 나라'는 한계령으로 보입니다.

'짧은 축복에'

시적 화자는 '아름다운 한계령'에 '묶여' '짧은 축복' 누리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필자도 가서 흰 눈이 쌓인 한계령을 보면 '동화의 나라' 같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시적 화자의 마음처럼 ' 몸 둘 바를 모르리' 하며 노래했을까요. 시적 화자는 자연과 동화되었으리라고 생각해 봅니다.

충북문인협회(지회장 : 강대식)에서 임원 워크샵을 가는데, 가는 길과 돌아오는 길에 세종시를 거쳐 오고 갔습니다. 청주로 돌아가는데 하얀 눈이 많이 내립니다. 미송 선생은 세종시에 살고 있다고 했나요·. 차의 창밖에 보는 세종시의 풍경은 한계령을 연상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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