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불법촬영 범죄…방지 장치만으론 한계

연평균 130건 발생, 검거도 증가 추세
전문가 "시설 관리 주체 책임 강화 필요"

2026.02.10 17:30:13

충북지역에서 불법 촬영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 10일 청주시 상당구 중앙공원 공중화장실 입구에 불법 촬영 예방을 위한 안심스크린 설치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충북 도내에서 불법촬영 범죄가 해마다 되풀이되며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범죄 발생과 검거 건수 모두 증가세를 보이면서 보다 실효성 있는 예방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충북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도내에서 발생한 카메라 등 이용 촬영죄(불법촬영)는 모두 825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1년 132건 △2022년 143건 △2023년 135건 △2024년 131건 △2025년 163건으로 해마다 130건 안팎의 발생 건수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올해 1월 한 달에만 21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기준 한 달 평균 13건꼴로 불법촬영 범죄가 발생한 셈이다.

검거 건수 역시 늘고 있다. 2024년 121건에서 2025년 142건으로 17% 증가폭이 눈에 띈다.

실제로 최근 청주시청 제2임시청사가 위치한 문화제조창에서 화장실 불법 촬영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줬다.

지난달 27일 30대 남성 A씨가 이곳의 여자 화장실 칸막이 아래로 휴대전화를 넣어 촬영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또 다른 지역에서는 어린이집 직원용 여자 화장실에 불법 카메라를 설치한 혐의로 원장 남편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됐다.

그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약 4개월간 변기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촬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불법촬영 범죄는 장소와 카메라 종류 등을 가리지 않고 확대 발생하는 양상을 띤다.

디지털 기기 발달과 스마트폰 보급으로 언제 어디서든 촬영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면서 범죄 발생 가능성도 함께 커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촬영뿐 아니라 유통까지 이어질 경우 범죄의 파급력은 더욱 커진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에는 디지털 성범죄와 연계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예를 들면 청소년들 사이에서 불법촬영물이 딥페이크 기술과 결합돼 유포되거나 2차 범죄로 이어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불법촬영 범죄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호기심, 성적 욕구, 경제적 이익 추구 등 복합적인 동기가 작용한다고 분석하며 보다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최낙범 서원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최근에는 경제적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경우가 늘고 있고 대표적으로 n번방 사건의 확장된 형태로 볼 수 있다"며 "사람들은 자신의 행위가 발각될 위험보다 즉각적인 욕구 충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때문에 공중화장실 등에 설치된 불법촬영 방지 장치는 범죄를 직접적으로 차단하기보다는 해당 공간이 관리되고 있다는 인식을 형성해 잠재적 범죄자의 행동을 일정 부분 억제하는 효과에 그친다"며 "스마트폰을 모두가 소지하는 현실에서는 이러한 예방 장치와 점검 체계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하다"고 부연했다.

최 교수는 시설 관리 주체에게 명시적 책임을 부여하고 안전 관리에 적극 참여하도록 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큰 화재가 발생할 경우 건물주에게 책임이 부여되듯이 범죄 예방과 안전 관리에서도 관리자의 책임을 명확히 하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며 "경찰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시설 관리 주체의 점검과 사회 전체의 관심이 함께할 때 실효성 있는 예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 전은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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