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충북대학교가 국립한국교통대학교와의 통합에 대한 찬반 의견을 교수, 직원·조교, 학생 등 구성원들에게 다시 묻는다.
충북대는 지난 6일 교수회·직원회·총학생회·학장협의회 대표단이 참여한 11차 연석회의를 열어 통합 추진에 대한 찬반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아 재투표를 결정했다.
충북대는 "추가적인 협상보다 글로컬대학30사업 중간평가 일정 등을 고려해 구성원 전체의 판단을 다시 확인하는 것이 통합 추진의 정당성과 명확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특히 글로컬대학30사업이 두 대학 통합을 전제로 추진되고 있는 만큼, 통합 여부에 대한 명확한 구성원 의사 확인이 향후 사업 지속 여부와도 직결된다는 점이 함께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재투표는 고창섭 전 총장 재임 당시 마련한 기존 합의서를 놓고 실시되며 구체적인 일정과 방식은 조만간 누리집을 통해 공고될 예정이다.
충북대와 교통대는 글로컬대학30사업 선정을 계기로 2027년 4월 대학 통합을 전제로 협의를 진행해 왔다.
두 대학은 교육부 대학 통폐합심사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합의서를 마련한 뒤 지난해 12월 3~4일 구성원을 대상으로 찬반 투표를 실시했다.
당시 충북대는 3주체는 모두 '반대(교원 55.77%, 직원·조교 52.84%, 학생 63.17%)', 교통대는 3주체 모두 '찬성(교원 67.64%, 직원·조교 73.68%, 학생 53.54%)'이란 엇갈린 결과가 나오며 통합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통합 무산 위기에 책임을 지고 고 전 총장은 자리에서 물러났고 충북대는 연석회의를 통해 합의서 내용을 일부 수정, 교통대에 제안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으면서 통합 논의는 답보 상태에 놓여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충북대가 '교육공무원법', '교육공무원임용령'에 근거해 임기 4년의 신임 충북대 총장 후보 선출을 위한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일정 검토에 나서자 교통대 학장협의회 등 구성원들이 반발하며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재협상 테이블 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충북대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재투표 결정은 사실상 대학 통합 포기, 즉 글로컬대학30사업 지정 취소(사업비 전액 환수) 수순으로 읽히기도 한다.
지난 선거와 같은 내용의 합의서로 재투표가 실시될 경우 얼마나 많은 구성원들이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설지 알 수 있다.
특히 학생의 경우 동계 방학 기간이라 투표율이 50%를 넘기지 못할 수 있고 '찬성'보다 '반대'가 우세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실제 충북대 학생들은 2023년 9월 글로컬대학30사업 신청 이전 실시된 통합 찬반 투표에서도 '반대(87.41%)'표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고 전 총장 퇴진 후 학생들에게 통합 추진 과정을 상세히 설명하는 노력도 부족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학생 A씨는 "지난 1월 총 7회에 걸쳐 '충북대-교통대 통합 추진 관련 뉴스레터'를 배포했으나 연석회의 내용을 전달한 것일 뿐이었다"며 "대학 통합의 명분이나 목적은 빈약해 보였고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절차도 없었다"고 지적했다.
재투표 결과 '찬성'이 우세할 경우 지난했던 대학 통합은 속도를 낼 수 있다.
국립목포대학교와의 통합을 추진 중인 국립순천대학교는 지난달 말 재투표를 통해 학생들의 찬성 의견을 통합 신청서에 담을 수 있었다.
순천대 학생들은 지난해 12월 13일 1차 투표에서 '반대(60.68%)'의견이 많았으나 지난달 16일 재투표에서는 '찬성(50.34%)'이 우세했다.
충북대도 재투표를 통해 구성원들의 '찬성' 의견을 도출하면 교통대와의 통합 작업을 서두를 수 있다.
조정호 충북대 기획처장은 "이번 결정은 통합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거나 중단하려는 것이 아니라 총장 궐위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그간의 논의 경과를 구성원들과 투명하게 공유하고 판단을 다시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충분한 정보 제공과 설명을 통해 구성원들이 신중하게 숙고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안혜주기자 asj13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