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노동당 9차 당대회가 2월 말에 열린다. 지난 7일 당 정치국 회의에서 당대회 개최를 공식화했다. 지난해 6월 당 중앙위원회가 당대회 소집 방침을 결정한 이후 북한의 전국 각급 당조직은 대회에 참석할 대표자들을 선출했었고 마지막 단계로 1월 28일에는 당 중앙위원회 본부대표회에서 당대회에 참여할 대표자들을 선거했다.
북한의 당대회는 5년마다 열리는 북한의 최상위 의사결정기구다. 대회에서는 국정 운영 전반과 대외기조 등을 결정해서 발표하고 이는 향후 5년간 북한의 대내외 정책집행의 방향이 된다. 김정은 체제의 대남·대외기조 중에서도 북한의 국방정책의 방향은 남북관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그러면 9차 당대회에서 어떤 국방정책을 내놓을까. 무엇보다 핵무력 완성과 고도화, 핵·상용무력 병진정책의 선언 여부다. 2021년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발전 5개년계획도 일정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북한은 자평하고 있다. 8차 당대회에서 제시한 국방력발전의 5대 과업은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핵 잠수함 및 수중 핵 전략무기 개발, 군 정찰위성 개발 등이다. 북한은 이들 무기가 일정한 수준에 도달하면 수시로 공개했고 그 성과를 과시해 왔다.
실제 이들 무기의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는 불투명하다. 그 중에서도 핵심은 핵의 고도화 수준이다. 2017년 핵무력 완성 선언, 2022년 북한 핵무력정책법을 공표했다. 스스로 핵무력을 일정한 수준까지 끌어올렸다고 생각한다면 9차 당대회를 통해 핵무력의 실전적 능력과 질적 발전을 선언할 가능성이 있다. 나아가 그동안 핵무기 중심의 국방력 발전 노선을 핵·상용무력(재래식) 동시 발전을 구체화할 수도 있다. 이미 김정은 위원장이 2025년 9월 국방과학원 장갑방어무기연구소와 전자무기연구소를 현장지도를 하면서 9차 당대회에서는 핵 무력과 상용 무력(재래식) 병진 정책을 언급한 적이 있다. 이번 당대회에서는 핵무력 중심에서 핵과 재래식무기 병진 노선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남한의 안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만만치 않다. 특히 북한의 핵·상용무기 병진 노선은 재래식 무기의 질적 개선을 통해 남한에 대한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볼 수 있다. 핵무력을 고도화하고 재래식무기까지 현대화할 경우 남한은 북한 군사적 위협의 다변화되고 복합화되는 양상에 직면한다.
우리로서는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물론 남북 간의 긴장을 낮추고 관계진전을 기대하고 있는 현정부로서도 북한의 이러한 노선이 난감해질 수 있지만 당면한 안보현실을 방관할 수는 없다. 더구나 남한 일부에서는 미국이 북한 핵 억제강화에 얼마나 적극적일 수 있느냐 하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한다. 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2026 국방전략(NDS)'에 따르면, 미국은 북한 억제에 대해 미국의 역할은 제한적 지원이라면서 대북 억제에 1차적으로 남한이 책임질 것을 요구하고 있다. 남한이 대북 억지에서 주된 책임을 질 역량이 있다고 평가하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북한에 대해 핵 확장억제를 강화하면서 독자적인 대응 능력(3축 체계 등)을 포함하는 국방력을 강화시키는 조치가 필요하다.
북한이 9차 당대회를 어떤 국방정책을 내놓을지 알 수는 없지만, 남한은 북한의 핵 위협과 재래식 도발이라는 이중적 안보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남한은 북한이 구사할 수 있는 도발과 전쟁의 양상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면서 북한의 비대칭 확전 전략에 대응할 수 있는 전략과 국방력 건설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