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충북대학교가 차기 총장 선출 절차에 돌입하자 통합을 논의 중인 한국교통대학교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교통대 측은 29일 "통합합의서가 공식적으로 종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충북대가 총장 선거를 추진하는 것은 일방적 의사 결정"이라며 "이는 양 대학 통합합의서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충북대는 지난 21일 교수회, 직원회, 총학생회, 총동문회 등으로 구성된 총장임용추천위원회(총추위) 구성 비율을 확정하고, 각 단위에 위원 추천을 요청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총추위는 총 22명으로 구성되는데 △교수회 추천 재직 교원 13명(여성위원 3명 이상 포함) △외부 인사 1명 △직원회 추천 재직 직원 4명(여성위원 2명 이상 포함) △총학생회 추천 재학생 2명 △총동문회 추천 졸업생 2명이 참여한다.
교통대 측은 이번 총장 선거 추진이 통합합의서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보고 있다.
교통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총장 선거는 통합 이후 대학 운영 체계와 거버넌스를 좌우하는 핵심 사안"이라며 "통합 논의가 계속 진행 중인 상황에서 상대 대학과의 사전 협의 없이 총장 선출 절차를 밟는 것은 통합의 전제를 흔드는 행위"라고 밝혔다.
이어 "통합이 성사될 경우 총장은 통합 대학 전체를 대표하는 자리인 만큼, 선출 방식과 시기 역시 양 대학 동수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함께 논의돼야 한다"며 "이번 결정은 충북대가 통합합의서를 일방적으로 무효화하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교통대는 향후 통합 논의의 공식 종료 여부와 상관없이, 총장 선거와 같은 중대 사안에 대해서는 상호 존중과 협의를 전제로 한 논의 구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교통대 측은 "통합합의서가 유효한 한, 일방적 결정은 갈등만 키울 뿐"이라며 "충북대의 책임 있는 설명과 입장 정리를 요구한다"고 했다.
양 대학의 통합 논의는 이미 합의서 해석을 둘러싼 갈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앞서 충북대 내부에서 통합합의서의 일부 조항에 대해 '재협의 필요 사안'이라는 문제 제기가 이어지자, 교통대 측은 "패키지 합의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반발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 양 대학에서 동시에 진행된 통합신청서 제출 찬반투표 결과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교통대는 교수·직원·학생 세 주체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지만, 충북대는 세 주체 모두 반대로 부결됐다.
이런 가운데 30일 퇴임하는 조길형 충주시장이 29일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서 교통대와 충북대 통합 문제와 관련해 "충주시는 통합안의 합리성과 대학 내부의 자율적·민주적 절차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통합을 지지해 왔다"며 "교통대가 대폭 양보하는 형태의 협의안 변경은 당초 통합의 전제를 흔드는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대등한 통합이라는 원칙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방향으로 추진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충주 / 윤호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