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율량동 가죽공방 '오즈컨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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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7 13:43:06

[충북일보] 각자의 작품 위로 집중하는 시선이 뜨겁다. 한 땀 한 땀 정성이 담긴 손바느질로 서서히 형태를 드러내는 가죽 제품들은 저마다 다른 모양이다. 키링처럼 간단한 액세서리부터 벨트, 지갑, 가방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손에서 틀을 갖춘다. 정해진 모양이 아니라 각각의 개성이 담긴 작품이다. 쓰고 싶은 가죽의 색부터 사용하고 싶은 질감, 용도에 맞는 디자인, 실의 색깔까지 직접 골라 만들기 때문이다. 가죽으로 만들고 싶은 것을 정한 후 도안을 만들고, 가죽을 재단하고 자르고 바느질하는 과정은 짧게는 몇 시간에서 길게는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만드는 과정에만 수백번의 손길이 오간다. 이렇게 탄생한 가죽 작품들은 가죽공예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이 '내새끼'라고 표현할만큼 시간과 애정이 담긴 산물이다.
지난 2017년부터 청주 율량동으로 자리를 옮긴 가죽공방 '오즈컨츄리'에 찾아오는 이들은 이전 공방에서부터 연결된 경우가 많다. 2007년 퀼트로 시작한 황은숙 대표의 공방에서 처음 만난 이들도 있으니 기나긴 인연이다.

공방은 직장생활을 하다 출장지에서 우연히 접한 전시에서 비롯됐다. 천장을 덮은 듯 엄청난 크기의 퀼트 작품을 보고 반해 퀼트 공예를 시작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의 옷을 맞추러 간 양장점에서 가져온 자투리 천을 이어붙이며 놀던 기억과 맞닿았다. 좋은 원단으로 아름다운 디자인 제품들을 만드는 것이 적성에 맞았다. 원단 시장 작은 골목에 줄지어 앉아 한복 바느질하는 할머니들을 본 순간, 오래 종사할 수 있는 직업으로서의 가치도 깨달았다. 취미는 곧 직업의 영역으로 확장됐다. 타지역에서도 접근성 좋은 가경동 터미널 인근에서 시작한 공방은 이내 손재주 좋은 이들에게 입소문이 나며 호응을 얻었다.
한동안 유지하던 퀼트에서 가죽으로 넘어온 과정은 수년에 걸쳐있다. 퀼트의 디자인은 예쁘지만 금세 낡거나 바래는 점이 아쉬웠다.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내구성이 필요했다. 퀼트 가방을 만들면 손잡이는 가죽으로 한다던가, 악세사리를 만들어 다는 것처럼 조금씩 가죽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틈틈이 공부한 가죽은 생각보다 더 매력적이었다. 퀼트를 통해 익힌 도안 작업도 큰 도움이 됐다. 튼튼할 뿐 아니라 세월이 지날수록 멋이 더해져 손에 붙는 것도 가죽의 멋이다. 비슷하게 공을 들이고도 선물받는 사람들의 반응이 확연히 다른 것도 재미있었다. 조금씩 가죽의 공간을 확보하다 온전히 가죽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공방이 됐다.
직접 사용할 제품을 가죽으로 만드는 이들은 자신의 평소 습관을 돌이켜 디자인에 반영한다. 지갑이나 가방 등에 많이 넣고 다니는 스타일인지, 주머니가 몇 개나 필요한지 등을 생각해 자신의 손에 가장 편안한 구조로 제품을 만든다. 기본적인 디자인에 덧붙여 늘리거나 줄이면 나만의 제품이 탄생한다. 일상 속에서 생각만 했던 불편함을 자신의 손으로 해결해 맞춤형 제품을 만드는 생산적인 취미 활동인 셈이다.

선물하기 위한 작품에는 받는 이들의 감동이 배가된다. 만드는 순간부터 그 사람을 생각하고 필요를 고민해 이 세상에 없었던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담기는 것이다.
손재주가 아쉽다면 주문 제작도 가능하다. 15년 이상 경력이 쌓인 은숙씨는 안만들어본 물건이 없을 정도다. 의뢰는 다양하게 들어왔다. 악기, 화장품, 신발 케이스부터 각종 크기의 가방과 지갑, 벨트 등 가죽이 포용할 수 있는 제품은 다채롭게 활용된다. 쓰임에 따라 선택하는 가죽의 종류와 작업 방식이 달라야 하기에 제작 전 많은 대화가 오간다.
ⓒ오즈컨츄리 인스타그램
별도의 수선 작업은 하지 않지만 수강생들이 간간이 들고 오는 추억에는 힘을 보태기도 한다. 수십년 전 아버지가 쓰시던 카메라 가방이나 언젠가 여행지에서 사온 벨트 등 사람과 함께 낡아온 가죽 제품이 보내오는 애틋함 때문이다. 누군가의 쓰임에 맞게 모양이 변하고 부드러워진 가죽에서 애착이 묻어난다. 역할을 다한 부분만 제대로 손보면 또 오랜 세월을 함께 할 수 있다. 끊임없이 가죽을 들여다보고 자르고 꿰매는 손길이 경쾌하고 노련하다. 은숙씨의 가죽 사랑이 또 다른 가죽공예가들을 가죽의 세계로 불러들인다.

/ 김희란기자 ngel_r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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