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한국교통대학교와 충북대학교의 통합 논의가 합의서 해석을 두고 양측 온도차를 보이며 난항을 겪고 있다.
26일 교통대에 따르면 충북대 내부에서 통합 합의서의 핵심 조항에 대해 '재협의'를 요구하면서 양측 입장차가 커지고 있다.
교통대는 이를 사실상 합의 파기로 받아들이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양 대학은 2023년 8월 단계적 통합 원칙에 합의한 뒤 2년 넘게 조율해 통합 합의서를 완성했다.
하지만 최근 충북대 구성원들이 △초대총장 선출 방식 △통합 교무회의 구성 △재정 배분 방식 △캠퍼스총장 권한 △합의사항 변경 절차 △대학원 위치 등을 '재협의 사안'으로 제기하며 문제가 불거졌다.
교통대 관계자는 "이들 조항은 단독으로 합의된 게 아니라 대학본부 위치, 학과 통합, 학생정원 이동 등과 함께 논의된 패키지 합의"라며 "한 조항만 떼어내 재협의하면 전체 합의 구조가 무너진다"고 강조했다.
교통대는 합의서가 '수평적 통합'과 '지역 공동화 방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설계됐다고 설명한다.
초대 총장 선출과 교무회의 구성은 수평적 통합 원칙을, 캠퍼스총장 권한과 합의 변경 절차는 지역 공동화 방지를 위한 장치라는 것이다.
특히 대학원을 증평캠퍼스에 두고 재정을 수평 배분하기로 한 합의는 대학본부를 청주캠퍼스에 두고 일부 정원을 청주로 이동하는 조건과 맞바꾼 '패키지 딜'이다.
한쪽만 재협의하면 반대급부도 무효화된다는 논리다.
교통대 측은 "합의서는 어느 한쪽에 유리하게 만든 게 아니라 통합 후 안정적 운영과 캠퍼스 균형 발전을 위한 결과물"이라며 "합의 배경을 무시하고 특정 조항만 문제 삼는 건 통합 논의 자체를 흔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충북대 내부에서는 구성원 이해 부족이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합의서에 대한 충분한 설명 없이 투표가 진행됐다는 불만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3~4일 양 대학에서 동시에 진행된 통합신청서 제출 찬반투표 결과는 극명하게 엇갈렸다.
교통대는 교수·직원·학생 세 주체 모두 찬성으로 가결됐다.
반면 충북대는 세 주체 모두 반대로 부결됐다.
교통대는 이에 따라 추가적인 통합 논의는 기존 합의 구조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 대학의 통합 논의는 합의서 해석을 둘러싼 시각차로 인해 향방이 불투명해졌다.
충북대 일각에서 제기하는 재협의 요구와 한국교통대의 기존 합의 고수 입장이 맞서면서 통합 논의는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양 대학이 합의서 해석의 간극을 좁히고 통합 논의를 정상 궤도에 올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충주 / 윤호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