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 기반이 기업투자 생태계 바꾼다

2026.01.21 19:56:02

[충북일보] 지방선거를 앞두고 국내 주요 기업들이 지역 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기업 총수들과의 회담에서 강조한 지역균형발전의 필요성에 대한 화답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청주시에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신축키로 했다. AI 반도체 패권을 쥐기 위해 청주 패키징 공장에만 130억 달러(약 19조 2천300억 원)를 쏟아붓는 승부수를 던졌다. 반도체 분야에서 확고한 초격차를 만들기 위해 청주에 신규 패키징 공장 P&T7(패키지 앤 테스트 7)을 짓고 있다. 바로 옆 M15X 팹(공장)에서 생산한 웨이퍼를 곧바로 가져와 적층하는 유기적 연결의 완성이다. 물류 이동 중 발생할 수 있는 칩 손상의 원천 차단이다. 12단, 16단으로 칩을 쌓아야 하는 HBM4 시대에 수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적 요새인 셈이다. 단순한 조립 공장 신설이 아니다. AI 메모리 수요에 발맞추기다.

저렴하고 넘쳐나던 메모리 반도체 시대는 끝났다. 시장은 한정된 웨이퍼를 누가 더 비싼 값에, 더 효율적으로 AI 인프라에 공급하느냐를 다투고 있다. 치열한 제로섬 게임 시장이다. 반도체 산업은 타이밍의 비즈니스다. 2~3년 후의 수요를 예측해 선제적으로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 수요가 본격화하는 시점에 맞춰 공장을 가동해야 한다. 기술 개발과 투자 재원 확보는 기업의 몫이다. 그러나 생산공장의 적기 가동은 정부나 지자체의 인프라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미국·대만·일본 등 주요 경쟁국은 부지 선정부터 정부가 전력·용수·폐수처리 등 핵심 인프라를 지원한다. 그러다 보니 2~3년 내 공장 가동이 가능하다. 대한민국은 그렇지 않다. SK하이닉스 용인 제1공장과 소재·부품·장비 협력단지 조성에 약 10년이 걸렸다. 이제 그러지 말아야 한다. 인프라 구축 지연은 곧 경쟁력 약화로 이어진다. 반복된다면 글로벌 반도체 수퍼 사이클의 과실을 온전히 따먹기 어렵다. 2030년 이후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글로벌 AI 열풍이 불고 있다. 반도체 인프라 구축을 단단히 해야 열매를 따 먹을 수 있다. 치밀한 계획과 실행에 달렸다.

반도체 클러스터는 개별 공장 하나로 완성되지 않는다. 장비·소재·부품 협력사, 숙련 인력, 연구개발 거점, 전력과 용수 인프라가 결합해야 가능하다. 최근 용인 국가산단을 둘러싼 송전선로 갈등은 많은 걸 시사한다. 기업이 머무는 이유는 좋은 입주기반이다. 우리는 본란을 통해 기업 하기 좋은 입주조건을 완성해 놓아야 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 주장엔 지금도 변함이 없다. 기업은 경쟁력이 있는 입주 여건을 선호한다. 여기에 유치 이후의 관리, 투자이행을 지원하는 행정이 발을 맞추면 성공할 수 있다. 청주시는 기업이 선택할 도시로서 기반을 갖추고 있다. 이제 유치 성과를 넘어 기업이 장기간 머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완벽한 인프라 조성에 투자해야 한다. 특정 기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수의 기업을 위해 입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청주가 여전히 기업의 판단을 기다리는 도시여선 곤란하다. 청주시의 기업투자 정책은 지역경제의 구조적 변화로 이어진다. 성장의 기회를 복원하려면 기업 입주 기반의 선순환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기업은 입지 여건이 맞으면 스스로 찾아가 결정한다. 상황이 달라지면 해법도 달라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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