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의 미래, 충북·세종 연계라는 또 하나의 길

2026.01.20 14:44:36

조병설

세종테크노파크 책임연구원

최근 충청권에서는 충남·대전 통합 논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광역 단위 경쟁력을 키우자는 취지 자체를 부정할 이유는 없다. 다만 이 논의가 충청의 미래를 설명하는 유일한 해법처럼 받아들여지는 데에는 분명한 아쉬움이 남는다. 특히 충북과 세종의 역할과 방향에 대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충분히 다뤄지지 않고 있다.

충북과 세종은 이미 각자의 영역에서 국가의 핵심 기능을 맡고 있다. 충북은 산업과 물류의 중심지다. 중부·경부고속도로와 철도 축이 교차하는 지리적 이점 위에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AI 제조 등 국가 전략산업이 집적되며 충북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최근 투자 유치와 수출, 고용 지표에서 확인되는 성과는 충북의 경쟁력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님을 보여준다.

세종은 행정과 정책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국회의사당과 대통령 집무 공간 이전은 세종을 단순한 행정 지원 도시에서 국가 의사결정의 핵심 공간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여기에 디지털 행정과 스마트시티 등 미래형 도시 인프라가 더해지며 세종은 새로운 국가 운영 모델을 실험하는 도시로 발전하고 있다.

문제는 이 두 지역의 강점이 아직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충청권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해법이 반드시 행정구역 통합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산업과 행정, 정책 기능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충청 현실에 더 적합한 대안일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중부내륙특별법의 역할은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충북과 세종을 축으로 산업·물류·행정·연구개발을 연계하는 제도적 틀을 강화한다면, 이는 충남·대전 통합과는 다른 방향의 충청 발전 모델이 될 수 있다. 규모를 키우는 방식이 아니라, 각 지역의 역할을 완성해 나가는 전략이다.

충남·대전 통합이 행정 효율성과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한다면, 충북·세종 연계는 기능의 결합과 선순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산업 생산과 실증은 충북에서, 정책 기획과 국가 전략은 세종에서 이루어지고, 그 성과가 다시 지역으로 돌아오는 구조가 자리 잡을 때 충청의 경쟁력은 더욱 단단해질 것이다.

충청의 미래는 하나의 선택지로 정해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지역 스스로가 어떤 길을 선택하고,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를 주도적으로 결정하는 일이다. 통합을 넘어 연결로, 경쟁을 넘어 역할 분담으로 나아갈 때 충북과 세종은 충청의 또 다른 성장 축이 될 수 있다. 지금이 바로 그 가능성을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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