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인의 삶
-이집트의 노래.2
윤연모
시인·수필가
(前)서라벌고등학교 교사
나일강물이 사탕수수밭을 살찌우고
하얀 이삭 모자 쓴 파피루스*가
나그네에게 다부지게 말을 건넨다
이집트 촌부村夫가
당나귀가 끄는 마차를 타고 간다
무릎 위에 두 손을 가지런히 올려놓고
자연에 순응하고 신을 경배하며
당나귀 속도에 맞추어
느림의 미학으로 삶을 엮어간다
우연히 마주한 꽃 같은 아이들
빛나는 미모를 가진 여성들이
차도르 속에 아름다움마저 숨기고
손 흔들며 함박웃음 짓는다
그래, 이 미소와 만나기 위해
아프리카 대륙까지 날아왔나 보다
오, 아프리카의 바람!
오, 이집트인의 삶!
*파피루스: 나일강, 이집트 등지에 분포하는 여러해살이풀
<시작 노트> 이집트에서 여행할 때 줄기차게 흐르는 나일 강물, 강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파피루스, 당나귀를 타고 가던 촌부(村夫)의 느긋한 모습 등이 인상 깊었다. 특히 히잡과 차도르로 감추고 있어도 여성들의 빛나는 미모와 밝은 에너지에 매료되었다. 물론 종교적이거나 문화적인 이유도 있겠지만, 여성들이 히잡과 차도르의 구속에서 해방되어서 세상의 속도에 발맞추어 자유롭게 살아가길 기원한다. 같은 여성으로서 이집트 여성에 대한 연민이며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