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헌혈 참여가 줄어들면서 충북도 내 혈액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14일 오전 청주시 상당구 헌혈의 집 성안센터에서 한 시민이 헌혈을 하고 있는 가운데, 비어 있는 혈액 운송용 상자가 쌓여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충북지역 혈액 보유량이 3.1일분에 그치면서 혈액 수급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한적십자사 충북혈액원에 따르면 14일 기준 도내 전체 혈액 보유량은 3.1일분이다.
혈액형별로는 O형이 2.2일분으로 가장 부족했고, A형과 AB형은 각각 3.1일분, B형은 3.9일분을 기록했다.
이는 보건복지부 권장 기준인 5일분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혈액 보유량 위기 단계는 △5일 이상 '적정' △3~4.9일분 '관심' △2~2.9일분 '주의' △1.1~1.9일분 '경계' △1일분 미만 '심각'으로 구분된다.
현재 충북은 가까스로 '관심' 단계에 머무르고 있지만, 추가 감소 시 '주의' 단계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혈액원은 이 같은 혈액 부족 현상이 이달 말까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국적으로도 혈액 재고가 빠르게 줄고 있어 '주의' 단계 진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주의' 단계에 들어서면 의료기관에 공급되는 혈액량이 제한돼, 위급하지 않은 수술 일정이 조정되는 등 진료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
문제는 이 같은 '헌혈 보릿고개'가 매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겨울철은 추운 날씨로 인한 외부 활동 위축과 각급 학교 방학, 군부대 혹한기 훈련 등이 겹치면서 헌혈 참여가 급감하는 시기로 꼽힌다.
혈액원은 동절기 혈액 수급 불안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구 구조 변화와 함께 10~20대 헌혈 참여 감소를 지목했다.
인구 감소로 헌혈 가능 인구 자체가 줄어드는 데다, 과거 헌혈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청소년과 청년층의 참여를 유도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대학 입시 제도 개편 이후 고등학생 헌혈 참여는 눈에 띄게 줄었다.
교육부가 2019년 말 '대입제도 공정성 강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2024학년도 대입부터 봉사활동 반영 비중이 축소되고, 교내 헌혈을 제외한 개인 헌혈이 봉사활동 실적으로 인정되지 않게 된 영향이다.
실제 도내 고등학생 헌혈 비율은 2019년 전체 헌혈자 8만7천928명 가운데 23.4%(2만617명)를 차지했으나, 2020년에는 7만9천243명 중 14%(1만1천262명)로 급감했다.
이후 감소세가 이어져 2023년에는 7만1천854명 중 12.4%(8천874명)에 그쳤다.
충북혈액원 관계자는 "최근 갑작스러운 한파와 독감(인플루엔자) 조기 유행이 겹치면서 헌혈 가능 대상자가 더욱 줄어든 상황"이라며 "생명을 살리는 헌혈에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임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