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명산책 - 오가리와 사래월

2025.12.23 14:49:57

이상준

전 음성교육장·수필가

괴산군 감믈면 오창리에는 '오가리'와 '사래월'이라 부르는 자연 지명이 전해 온다.

오간리(五間里)는 오가리(五可里)라 표기하기도 하는데 상유창 마을의 동남쪽에 안민천이 달천과 합류하는 유역에 위치하며, 자연 지명으로 '오가니'라 불리어왔다. 오간리(五間里)란 구무정(九舞亭), 신기(新基), 남양(南陽), 유창(有倉), 능촌(陵村)의 다섯 마을의 사이에 위치한다고 하여 만들어진 이름이고, 오가리(五可里)란 '봄에 나물 뜯기, 여름에 낚시하고 수영하기, 가을에 독서하기, 겨울에 길쌈하기, 주민들의 인심이 좋다' 등 다섯 가지가 가(可)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지고 있으나 지명으로서의 지형적 특성이나 연관성보다는 지명에 표기된 한자의 의미를 미화하여 해석한 것으로 추정이 된다.

전국의 지명에서는 오간리보다는 오가리가 많이 있다.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하석리의 '오가리' 마을을 비롯하여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 경기도 포천시 창수면 '오가리', 경북 구미시 무을면 '오가리' 등이 있는데 경남 창녕군 길곡면 오호리의 '오가리'에는 낙동강이 흘러오다가 이 지역에서 물줄기가 동남으로 굽어들면서 오그라드는 형태를 지닌다고 하여 '오가리'라 했다는 설득력이 있는 지명 유래가 전해온다. 오늘날 쓰이는 '오그라지다'라는 말은 고어의 '옥다'에서 온 말이다. 지금도 '옥붙다, 옥니' 등에 그 흔적이 남아 쓰이며, 위가 좁고 오목하게 오그라든 형태를 가진 '오가리 솥'이라고도 하고 '옹솥'이라고도 하는데 '옹'은 '옥'에서 변이된 말이며, '오가리'는 '옥+아가리'에서 변이된 것이다.

따라서 괴산군 감물면 오창리의 '오간리'도 주민들에게는 '오가니'라 전해오는 것으로 보아 어원은 '옥(오그라지다)'이며 '물길이 오그라진 형태'의 지형을 가리키기 위하여 '오가니(옥+아니)'라 불렀을 것으로 짐작이 되며 이후 '오가니'를 한자로 표기하면서 '오간리(五間里)'가 되었다. 그런데 '오가리솥'이란 말의 영향이거나 아니면 행정 단위인 '리(里)'가 첨가됨으로써 '오가리'로 변이되어 '오가리(五可里)'라 표기하게 된 것으로 추정할 수가 있다.

상유창 마을에 있는 '사래월'이라는 자연 지명은 '시래여울'의 준말로 본다면 하천의 형태를 묘사하는 '오가리'와 지형적으로 연관이 있을 것으로 짐작이 된다.

그러면 '사래여울'에서 '사래'란 어떤 의미를 가진 말일까?

'여울'이란 '강이나 바다의 바닥이 얕거나 폭이 좁아 물살이 빠른 곳'을 가리키는 말이므로 '사래'는 물살의 세기의 정도나 여울의 형태를 묘사하는 말로 짐작이 되며 물살이 빠른 것을 화살에 비유한 '살여울'에서 '사려울, 사래울'로 변이된 것으로 추정이 된다.

전국의 지명에서 '사래울'이라는 지명을 찾아보면 강원도 원주시 소초면 흥양리의 '사래울'을 비롯하여 강원도 춘천시 동내면 사암리,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반곡리, 경기도 여주시 점동면 장안리 등에 '사래울'이라는 지명이 나타나며 함경남도 문천군 운림면에 흐르는 하천은 살여울강이라 부르는데 한자로 전탄강((箭灘江)이라 표기한 것으로 보아 물살이 빠른 여울을 '화살같이 빨리 흐르는 물'로 비유하여 일반적으로 '살여울'이라 한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사래'라는 지명 요소가 쓰인 지명으로 충주시 용탄동의 사래실을 비롯하여 경남 산청군 생초면 신연리의 사래골, 경북 안동군 예안면 도촌리의 사래실, 충남 당진군 정미면 사관리의 사래골 등 여러 지역에 많이 나타나는데 사래여울(살여울)의 인근에 있어 '사래울, 사래골'이라는 마을 이름이 생긴 경우도 있지만 삼국사기 지리지에 철이나 금이 난 곳을 '사래울'로 표기를 한 것을 근거로 하여 '사래'를 '쇠(金)'의 고어로 보기도 한다. 지명에서 '쇳골, 쇠내골, 쇠내' 등이 한자로 '금천(金川)'으로 표기되는데 '사래'가 '쇠'로 변이된 것으로 보아 '사래골'을 '쇳마을', '쇠(鐵)'나 '금(金)'이 나는 지역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한다.

지명이란 지형에 따라 그 어원이나 의미가 다르게 해석될 수 있으므로 감물면 오창리의 오가리와 사래월은 하천의 물길이 좁아지면서 빠르게 흐르는 지형적 형태와 특성을 묘사한 지명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