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미문학, 그 '문학의 미학(美學)'

2025.12.21 15:31:48

이철호

소월문학관 이사장

문학은 궁극적으로 미에 대한 끊임없는 추구이며, 인간의 내면과 외면 및 온갖 사물의 진실한 미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 곧 문학 행위다. 그것이 외형적인 것이든 내면적인 것이든, 문학 작품 속에 어떠한 형태로든 미가 담겨 있지 않다면 그것은 이미 문학으로서의 존재가치를 상실하고 만다.

굳이 탐미주의(眈美主義)가 아니더라도 그렇다. 미에 대한 추구, 진정한 미를 발견해 내고자 하는 의지가 바로 문학의 본질인 것이다.

특히 19세기 후반에 유럽에서 나타난 문예사조인 탐미주의는 아름다움을 최고의 목적으로 여기며 이를 추구한 「문학의 미학(美學)」이었으며, 예술을 위한 예술을 신조로 여기는 것이었다. 영국의 시인이자 작가, 극작가였던 와일드(Wild)를 비롯하여 영국의 비평가이자 위대한 스타일리스트였던 페이터(Pater), 프랑스의 시인이자 미술평론가였던 보를레르(Baudelaire)등이 유미주의(唯美主義)라고도 하는 이 탐미주의의 대표자들이었다.

탐미주의 운동을 적극 추진했으며 미국으로 건너가 탐미주의에 관한 미학을 강의하기도 했던 와일드는 그의 「예술가로서의 비평가」를 통해서 탐미주의에 관해, 「사물의 미를 알아내는 것이야말로 우리들이 도달할 수 있는 정묘의 극점이다. 색채 감각 하나조차도 개성의 발달에 있어서는 선악의 관념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이다.」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와일드의 유명한 소설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은 그의 이러한 탐미주의 경향을 잘 나타낸 작품인데, 여기에서 그는 「미는 천재의 한 형식이다. 실제로 아무런 설명도 요하지 않기 때문에 천재보다도 더욱 높은 것이다.」라며 미의 가치를 아주 높이 평가했다.

그야말로 그에게 있어서 미는 하나의 종교였으며, 미가 곧 인생의 의미이자 가치이고 목적이라고까지 여겼던 것이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미란 구태여 설명이 필요 없는 것이다.

『악(惡)의 꽃』으로 유명한 보들레르는 그 당시 커다란 비판을 받으면서도 악으로부터 미를 찾아내야 한다고 주창했는데, 단지 위고(Hugo)같은 사람만이 「그는 새로운 전율을 창조했다.」며 그를 높이 평가해 줄뿐이었다.

굳이 이런 탐미파가 아니더라도 우리는 문학을 통해 인간과 모든 사물의 내적·외적인 아름다움을 탐구하며 미의 세계에 깊이 들어갈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 이를 깊이 음미하며 내적 성찰과 영혼의 각성을 이루고, 보다 아름답게 승화된 삶의 세계로 옮아가야 한다.

탐미문학, 다시 말해 「문학의 미학」이 우리에게 필요하고 소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문인들은 탐미문학을 통해 아직까지 세상에 잘 드러나지 않은 숨겨져 있던 「미」를 탐망하고, 이를 문학적으로 승화시켜 그 미적 가치와 참된 아름다움을 세상에 보여주어야 할 사명이 있다.

그 흔적을 남겨 두지 않고 지나가 버린 바람이나 이미 사라져버린 새소리에서도 「미」를 탐망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바로 문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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