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고암동을 걷다 보면 주변 풍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아담한 건물, 제천 기적의도서관에 닿는다. 포근한 형태의 건물과 앞마당의 작은 정원이 어우러져 첫인상부터 친근함이 느껴진다.
제천기적의도서관은 2003년 MBC '느낌표-기적의 도서관' 운동을 통해 전국적으로 조성된 어린이 전용 도서관 중 하나다. 당시 많은 시민이 도서관 유치를 위해 힘을 모으며 지역 내 관심이 크게 높아졌고, 그 결과 제천에 어린이를 위한 도서관이 세워졌다.
기적의도서관 프로젝트는 애초에 어린이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온전히 돌려주자는 목표로 시작된 만큼, 공간 전체가 아이들의 눈높이와 호기심을 최우선으로 두고 설계됐다. 건물 구석구석에서 아이들을 위한 배려가 느껴진다.
도서관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돼있어 집처럼 편안한 분위기다.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제천기적의도서관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는 현수막이 눈에 띈다. 국가에서 인정한 우수도서관이라니 왠지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본격적으로 도서관에 들어서자 벽면을 가득 채운 어린이 도서와 유아 그림책이 알록달록하게 배치돼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은 물론 처음 도서관을 접한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책과 가까워질 수 있는 분위기다.
바닥은 아이들이 자유롭게 엎드리거나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다. 곳곳에 낮은 책장이 배치돼 아이가 스스로 책을 고르고 탐색하기에도 좋다. 조용함 속에서도 엄숙함은 덜고, 활기차지만 산만하지 않은 공간 구성은 아이들이 도서관을 친근하고 즐거운 장소로 받아들이는 데 최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울러, 다양한 형태의 의자가 있어 아이들은 원하는 자리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로 원하는 책을 볼 수 있다. 이렇듯 아이들의 자율성을 존중하는 자유로운 독서 환경이 인상적이다.
이야기 방, 지킴이 방, 반달극장(지하 소극장) 등 책 읽기 외의 활동을 위한 공간도 있다. 이곳을 통해 구연동화 프로그램이나 작은 모임 등 책을 매개로 한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진행된다고 한다.
점자 도서가 구비된 점도 인상적이다. 동화책을 비롯한 여러 점자 도서와 더불어, 시각장애 아동을 위해 손바느질로 직접 만든 책까지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더 많아져 누구나 책과 함께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 생겼다.
제천기적의도서관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간은 '모야'라는 곳이다. '모야' 앞에는 '어른 제발 출입 금지'라는 팻말이 있다. 아이들이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상상하고 모험을 펼칠 수 있는 장소임을 보여준다. 안전한 울타리 안에서 아이들이 자율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든든하게 느껴졌다.
제천기적의도서관은 장서가 있는 어린이 도서관을 넘어 지역 공동체가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완성해 온 문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시민 봉사단의 활동, 작가와의 만남 프로그램, 지역 문화예술 행사 등 다양한 활동들이 이곳을 중심으로 펼쳐지며 제천의 문화적 기반을 탄탄하게 다지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겨울방학을 맞아 아이와 함께 가볼 따뜻한 책의 세계로 제천 기적의도서관을 추천한다. 책이 주는 편안함과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어우러진 특별한 하루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 제천시 공식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