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에 불만이 있으면서도 자주 이용했다. 가장 큰 불만은 휴대폰을 이용해 언론사 뉴스를 검색할 때다. 짧은 뉴스 한 꼭지를 읽는 중간에도 수차례에 걸쳐 문단 사이마다 뜨는 게 쿠팡 광고다. 화면을 올리다 손가락이 살짝만 닿아도 영락없이 쿠팡의 세계로 디지털 납치당하는 불쾌한 일이 하루에도 수십 번 반복된다. 강제로 끌려간 쿠팡 사이트에서 탈출해 원래의 기사로 돌아오는 과정이 여간 복잡한 게 아니다.
***국민 3분의 2가 피해자
돌아가기를 여러 차례 눌러도 질긴 쿠팡이 계속 뜨며 짜증을 유발하고, 어떤 때는 욕이 나올 즈음 돼서야 아예 뉴스 포털 메인 창으로 돌아가니 방금 읽던 기사를 보려면 처음부터 다시 검색 철차를 밟아야 된다. 읽고 있던 글의 흐름이 끊기는 것은 물론 허비하는 시간과 노력이 여간 아깝지 않다. 쿠팡이 뭐 길래 이런 헛짓을 매일 되풀이해야 하는지 기분이 상당히 나쁘다. 쿠팡을 비롯한 많은 온라인 플랫폼이 있는데 유독 심한 곳이 쿠팡이다.
쿠팡에 대한 다른 불만은 나의 명백한 의도와 무관하게 유료 서비스 회원으로 가입당하는 것이다. 얼마짜리 쿠폰을 지급한다는 등의 유인성 미끼를 끈질기게 던져 호기심을 자극한다. "이게 뭐지?"하며 궁금증을 못 이겨 터치했다간 즉각 월회비가 결제됨과 동시에 멤버십에 가입된다. 유료 멤버십 이용이 필요한 고객이 자의에 의해 가입해야 함에도 무료 쿠폰의 유혹을 참지 못해 내용을 확인하다가 덜컥 원치 않는 유료 서비스 회원으로 강제되는 것이다.
이같은 불만을 갖고 있으면서도 쿠팡을 종종 이용해 왔으나 이제는 달리 마음먹을 상황이 왔다. 쿠팡 고객 3370만 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초대형 사고가 터졌음에도 진정성 있는 사과와 후속조치는 고사하고 한국 고객들을 호구로 보는 쿠팡의 태도를 용납할 수 없다.
전 국민의 3분의 2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고객 정보를 쿠팡의 전직 직원이 탈취했는데도 '사과문'이 아니라 고작 '안내문'을 올렸다. 제목이 '쿠팡 개인정보 노출 통지' '개인정보 유출사고에 관해 재안내 드립니다' 등 마치 제3자인 것처럼 책임의식이 전무했고 내용에서도 고객을 존중하는 성의를 전혀 발견할 수 없다. 고객정보 유출 경위와 피해 규모, 피해 보상, 재발 방지에 관한 설명이 들어 있지 않다.
전대미문의 엄청난 사고를 치고도 국내 기업이라면 상상도 하지 못할 오만방자한 자세로 일관하는 쿠팡이다. 어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청문회에 쿠팡의 김범석 의장을 포함한 핵심 경영진 3명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불과 며칠 전에 임명된 임시 대표가 참석했다. 미국 국적의 김 의장과 경영진이 한국을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행동이다.
쿠팡은 미국 기업이지만 총 매출의 90% 이상을 한국에서 올릴 만큼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 한국에서 막대한 이익을 얻는 기업이 한국 고객을 우습게 알고 그 기업의 실질적 지배자는 미국 국적 뒤에 숨어 국회 출석을 거부하는 지경이니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쿠팡이 이토록 안하무인인 것은 믿는 구석이 있어서다. 쿠팡은 미국에서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을 비롯한 23명의 호화 로비스트를 고용하고 있으며 한국 내에도 '대관 조직' 명목으로 감사원, 공정거래위원회, 검찰, 경찰 출신 수십 명이 로비스트 역할을 수행한다.
***오만방자한 자세로 일관
쿠팡의 고객정보 유출 사고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언제 어떤 방식의 범죄 행위에 당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안고 산다. 쿠팡으로 인해 거의 전 국민이 피해자 신세로 불안감에 싸였다. 한국 기업들을 쥐 잡듯 하던 정부와 국회는 쿠팡 앞에서 번번이 작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