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속보=고창섭 22대 충북대학교 총장이 국립한국교통대학교와의 통합 논란에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를 선택했다. 무산 위기에 놓인 통합 추진에 대한 구성원들의 반발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5일자 1면>
고 총장은 11일 오후 교수와 직원 등 구성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지난 3~4일 실시된 구성원 투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총장직을 사직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구성원 각자는 흔들림 없이 각자의 역할을 해달라"며 "상세한 말씀은 월요일 서한문으로 대신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 2023년 4월 17일 취임한 고 총장의 잔여 임기는 2027년 4월 16일까지였다.
고 총장의 사퇴 결정은 문자메시지에서도 드러나듯, 지난 3~4일 교원·직원·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된 교통대와의 통합(글로컬대학30 사업) 추진 여부 찬반 투표 결과가 '트리거'가 됐다.
투표 결과 충북대는 △교원 찬성 44.23%·반대 55.77% △직원 찬성 47.16%·반대 52.84% △학생 찬성 36.83%·반대 63.17%로 3개 주체 모두 '반대' 우세로 나타났다.
같은 날 실시된 교통대 투표에서는 △교원 67.64% △직원·조교 73.68% △학생 53.54%가 찬성해 3개 주체 모두 찬성이 높았다.
두 대학은 투표 결과를 11일 열릴 예정이던 교육부 통폐합심사위원회에 보고하고 통합 승인을 받을 계획이었으나, 충북대 구성원의 반대 의견으로 위원회 일정은 기약 없이 미뤄졌다.
투표 이후 충북대 내부에서는 고 총장의 '불통 리더십'이 통합 무산 위기를 초래했다는 책임론이 급격히 확산했다.
충북대 학장협의회는 10일 입장문에서 "충북대가 개교 이래 최악의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며 "고 총장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의 극심한 위기를 타개할 유일한 길은 리더십을 상실한 총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라며 "이는 충북대 구성원 전체의 뜻일 뿐 아니라 글로컬대학30 등 대학의 미래 사업을 추진할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최소 조건"이라고 주장했다.
고 총장의 사퇴 결정은 충북대 교수회의 성명 발표 직후 나왔다.
교수회는 "고 총장은 현재의 혼란과 위기를 초래한 데 대해 책임져야 한다"며 "대학의 미래를 바로 세우기 위해서는 총장의 책임 있는 결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총장 자진 사퇴는 특정 개인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대학 공동체 신뢰 회복과 안정적 운영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고 총장의 사퇴로 충북대·교통대 통합 로드맵에도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고 총장이 물러난 자리는 총장 직무대행이 수행하게 된다.
총장 직무대행은 교무처장이 맡을 지 또 다른 보직교수가 맡을지 논의될 예정으로 총장 직무대행은 비상대책위원회 등을 구성해 교통대와 재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당장 고 총장과 윤승조 교통대 총장이 작성한 통합 합의서부터 손볼 가능성이 높지만 교통대가 "재협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순탄치 않은 상황이다. / 안혜주기자 asj1322@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