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 앞두고 옥천 공무원사회 '긴축 불안' 확산

"직원 제외된다더라""연가보상비 깎는다던데"…게시판발 소문 잇따라
예산팀 "260억 자체 재원 마련… 부서별 절감 불가피"

2025.12.11 17:42:08

8일 게시된 글. “직원은 노예가 아니다. 일한 만큼 받아야 할 수당 삭감을 막아 달라”고 호소했다.

ⓒ옥천군 내부게시판
[충북일보] 옥천군의 농어촌기본소득 시행을 앞두고 군청 내부에서 '긴축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내부 게시판에 "직원은 기본소득에서 제외된다더라", "직원 복리후생비가 줄어든다던데" 등 글이 연이어 올라오며 공직사회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논란은 지난 5일 게시된 '직원 기본소득 제외·'라는 제목의 글에서 시작됐다. 글에는 "예산이 부족해 직원은 제외될 것", "연가보상비, 초과근무수당도 줄인다고 하는데 역차별 아니냐"는 내용이 담겼다. 조회 수는 1천 건을 넘겼고, "복리후생비 줄이면 기본소득 받아도 손해 아니냐", "왜 공무원만 희생해야 하느냐"는 댓글이 이어졌다.

옥천군의 한 내부 게시판에 지난 5일 게시된 글. “직원들은 기본소득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더라”, “연가보상비·초과근무수당이 줄어든다던데 사실이냐”는 내용이 올라오며 논란이 확산했다.

ⓒ옥천군 내부 게시판
군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농어촌기본소득 실무자는 "신청일 기준 30일 이전에 옥천군에 주소를 두고 실거주하는 사람은 누구나 지급 대상이 된다"며 "직원이라고 해서 제외되는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사흘 뒤인 8일에는 "직원 초과근무수당·연가보상비 삭감 막아달라"는 글이 다시 올라오며 불안은 가라앉지 않았다.

게시자는 "직원들도 옥천군민이다. 법이 보장한 수당을 줄이는 게 당연시되는 분위기는 잘못됐다"며 "열심히 일한 만큼 정당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 글 역시 조회 수 800건을 넘겼고, "연가보상비 대신 불필요한 행사비부터 줄여라", "공무원도 군민인데 왜 차별하느냐" 등 반응이 쏟아졌다.

이와 관련해, 옥천군공무원노조 관계자는 "수당 삭감이나 직원 제외는 전혀 정해진 것이 없다"면서도 "260억 원에 달하는 자체 재원 부담이 커지면서 내부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예산 부서도 이러한 분위기를 인지하고 있다. 옥천군 예산팀 관계자는 "기본소득 재원 약 260억 원을 전액 군 자체 재원으로 충당해야 하는 상황이라 전 부서에 절감 목표를 전달했다"며 "불필요하거나 효과가 낮은 일몰사업 발굴을 우선하고, 사무관리비·시설비 등 전반적인 예산 구조조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사회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은 복리후생 항목이다. 예산팀은 "초과근무수당까지 줄이면 '일하고도 돈을 못 받는' 상황이 되기 때문에 감액 계획은 없다"고 못 박았다.

다만 연가보상비는 '조정 가능 항목'으로 초안에 포함됐다. 예산팀은 "연가보상비는 사용하지 않은 휴가를 현금으로 보상하는 제도지만, 제도 취지상 연가 사용을 장려하는 방향이 더 맞다"며 "감액 가능성을 초안에 포함해 행정과에 검토를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예산 조정은 이미 일정에 맞춰 진행 중이다. 군은 이달 중 각 부서 절감안을 제출받아 다음 주부터 군수·국장단 회의를 거쳐 실제 감액 항목과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예산팀은 "기본소득 지급이 내년 1월부터 시작되는 만큼, 예산 집행 전 변경 내용을 직원·군민에게 충분히 안내할 필요가 있다"며 "12월 안에는 윤곽을 정리해 혼란을 줄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옥천군은 기본소득 집행을 위한 조직 정비도 병행하고 있다.

공무원 정원을 750명에서 758명으로 늘리고, 이 가운데 4명을 농어촌기본소득 전담 한시 정원으로 신설하는 조례 개정안을 추진 중이다. 정원 확대에 따른 인건비는 연 4억9천만 원으로, 전액 지방교부세로 충당할 방침이다.

옥천군의 기본소득 준비는 '예산 확보'와 '집행 체계 구축'이 빠르게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내부 불안이 해소되지 않으면 제도 신뢰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이 보다 투명하고 선제적인 소통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옥천 / 이진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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