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이 민생 안정책으로 전 군민을 대상 1인당 60만 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지역 내 소비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전방위적 지원에 나선다고 10일 밝혔다.
ⓒ이진경기자
[충북일보]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지역 추가 선정 이후 인근 지자체 간 경쟁이 급속히 달아오르고 있다. 옥천군이 추가 선정되자, 인구 유출을 우려한 흐름이 곧바로 '민생지원금 경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괴산군이 먼저 50만 원 지급을 발표한 데 이어, 보은·영동까지 지원금 경쟁에 합류했다.
충북에서 유일하게 시범지역에 선정된 옥천군이 내년부터 2년간 모든 군민에게 한 달 15만원의 지역화폐를 지급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싸늘해진 지역 민심 달래기와 더불어 절벽에 놓인 인구 지키기 조치로 해석된다.
10일 보은군은 괴산군에 이어 두 번째로 민생지원금 지급을 공식 선언했다. 최재형 군수는 이날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이른바 '3高 현상'으로 위축된 지역 경제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 파격적인 민생 안정책을 마련했다"며 "전 군민에게 1인당 60만 원의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해 지역 소비 선순환 구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영동군이 2일 게시한 ‘민생경제 활성화 지원 조례안 입법예고’. 군은 오는 22일까지 주민 의견을 받는다.
애초 보은군도 괴산군과 동일한 50만 원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인근 지자체의 대응을 의식한 듯, 보은군은 결국 도내 최고 금액인 60만 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다만, 소비 분산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고려해 상반기 중 두 차례(각 30만 원)로 나누어 지급하는 방식을 택했다.
지원 대상은 2025년 12월 31일 기준 보은군에 주소를 둔 군민과 등록 외국인으로, 약 3만1천440명이 혜택을 받게 된다. 총 사업비는 188억 원 규모다. 보은군은 산단 조성 등을 대비해 조성해 온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이 약 960억 원 규모로 쌓여 있어, 재원 마련에 여유가 있다.
최 군수는 "사회단체 보조금이나 일반 사업을 줄이지 않아도 된다"며 "기금 여력이 있어 188억 원 규모의 민생지원금 지급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지급 방식은 세대주 지급을 원칙으로 하며, 예산 절감을 위해 선불카드로 한정했다.
사용 기한은 추석 수요를 고려해 2026년 9월 30일까지이며, 연 매출 30억 원 이상 대형 가맹점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지역 내 소비를 지역 상권으로 유도하기 위한 장치다.
영동군도 경쟁에 뛰어든다. 이달 초, 지역민에게 한시적 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는 '민생경제 활성화 지원 조례안'을 입법예고하고 민생지원금 지급을 예고했다. 내부적으로는 50만 원 수준이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보은군의 60만 원 발표 이후 최종 규모가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도내 최고 금액"이라는 상징적 효과를 놓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른바 '민생지원금 치킨게임'을 둘러싼 우려도 적지 않다.
지원금 경쟁이 지방선거를 앞둔 시점과 맞물리며, 선심성 정책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재정 여건이 갑자기 좋아진 것도 아닌데, 단기간에 수백억 원대의 현금성 지원을 쏟아붓는 것이 타당하냐는 지적이다.
효과의 지속 가능성도 문제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지원금을 받고 곧바로 옆 지역으로 전출하는 '정책 이동'이 반복될 수 있다"며 "실제 인구 유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결국 지역 간 현금 경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냉소도 나온다.
재정 건전성 역시 논란이다. 이들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대부분 10% 초반대에 머문다. 기금 여력이 있다해도 단발성 지출이 반복되면 구조적 부담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한 지방재정 전문가는 "단기적인 소비 진작 효과는 있을 수 있으나, 지자체 간 경쟁 구도가 고착되면 '지원금이 더 많은 곳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며 "결국 지방소멸 대응이라는 본래 취지가 흐려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보은·영동 / 이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