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가파른 경사로에 주차하는 운전자들은 미끄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바퀴를 차도 연석 쪽으로 돌려놓거나 고임목을 설치하는 등 예방조치를 해야 한다. 8일 청주의 한 경사로에서 한 차량이 고임목이나 조향장치 돌림 등 예방조치를 하지 않고 위험한 주차를 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본격적인 겨울철에 진입하면서 적설·빙판길 등으로 경사로 주차 차량의 미끄럼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지만, 충북지역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고임목 사용이나 조향장치(핸들) 조정 등 기본 안전수칙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8일 충북일보가 찾은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의 한 주택가 골목길 양 옆에는 언덕을 따라 7~8대 가량의 차들이 줄지어 주차돼 있었다.
가파른 비탈길이었지만 고임목을 괴거나 조향장치를 안전한 방향으로 돌려놓는 등 미끄러짐을 대비한 차량은 찾아볼 수 없었다.
동네 주민 이모씨는 "주차난 때문에 비탈길이어도 이 골목엔 늘 주차된 차량이 있다"며 "사람이 걸어 올라가면 숨이 가쁠 정도로 경사진 곳인데 아무 조치도 안 된 차들이 다수라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겨울철 가파른 경사로에 주차하는 운전자들은 미끄럼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바퀴를 차도 연석 쪽으로 돌려놓거나 고임목을 설치하는 등 예방조치를 해야 한다. 8일 청주의 한 경사로에 주차금지 표지판에 부착돼 있다.
ⓒ김용수기자
같은 날 청주시 청원구 우암동의 경사진 골목도 상황은 비슷했다.
학생들의 통행이 많은 곳임에도 혹시 모를 미끄럼에 대비해 조향 장치를 가장자리로 돌려놓은 차들은 10대 중 1대 꼴로 희박하게 발견됐다.
이 일대는 지형 상 다수의 골목이 비탈길이지만 고임목 등 안전 장치를 사용한 차량은 한 대도 없었다.
문제는 이러한 차량 대부분이 경사로 주·정차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는 점이다.
도로교통법 등에 따르면 경사진 곳에 주·정차하는 경우 차량 바퀴에 고임목을 설치하거나 조향장치를 도로의 가장자리 방향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위반할 경우 승합차 5만 원·승용차 4만 원 등의 범칙금이 부과될 수 있다.
이는 지난 2017년 경기 과천의 놀이공원 주차장에서 차량이 미끄러져 4세 아동이 사망한 사고를 계기로 생겨났다. 피해 아동의 이름을 딴 일명 '하준이법'이다.
이처럼 안전 기준과 의무 규정이 있지만 운전자들의 인식 부족과 안전 불감증 탓에 현장에서는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김모씨는 "요즘은 차량이 예전보다 좋아져서 주차 브레이크만 잘 해둬도 그동안 밀린 적이 없다"며 "장기로 대는 것도 아니고 매일 같이 주차하는 곳인데 바쁜 상황에서 어떻게 일일히 고임목을 끼웠다 뺐다 하겠느냐"고 말했다.
또다른 운전자는 "법적인 의무가 있는 것을 몰랐다"며 "주변에서 단속되는 걸 본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미끄럼 사고가 발생하면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도로교통공단 관계자는 "경사로에 주차할 경우 고임목·고임돌로 바퀴 고정, 도로 경사에 따라 조향장치 방향 조정, 사이드브레이크 최대한 당겨 채우기(기어 P단 확인) 등 기본 수칙이 효과적"이라고 당부했다.
/ 임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