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으로서의 첫걸음

2025.12.07 14:48:48

경재우

청주시 상당구 건설과 주무관

2025년 10월 22일, 나는 드디어 공직의 문을 열었다. 수험생 시절 수없이 그려보던 순간이었지만, 첫 출근 날 아침 사무실 문을 열었을 때의 설렘과 긴장감은 그 어떤 시험보다도 크게 느껴졌다.

새로 받은 공무원증은 단순한 카드 한 장이 아니라, '책임'이라는 무게를 함께 안겨주는 상징이었다.

나는 현재 청주시 상당구청 건설과에서 개발행위 업무를 맡고 있다. 개발행위란 토지의 형질을 변경하거나 건축물을 짓는 등 도시의 땅 위에 변화를 일으키는 모든 행위를 관리하는 일이다. 판단 하나하나가 시민의 재산권과 환경, 나아가 도시의 질서와 직결된다. 그래서 지금 내게 주어진 가장 중요한 과제는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다.

매일같이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도시계획조례, 건축법을 펼쳐 읽으며, '행정은 결국 법 위에 세워진 일'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고 있다. 법 조항 속 한 문장, 조례의 단서 조항 하나에도 행정의 방향과 해석이 달라진다. 그래서 선배님들께서는 항상 말씀하신다.

"개발행위는 꼼꼼함이 생명이다."

그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하루하루 조금씩 몸으로 느껴가고 있다. 처음에는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렵게만 느껴졌다. 서류 한 장을 검토하는 데도 시간이 오래 걸렸고, 법령의 의미를 이해하려면 몇 번이고 같은 문장을 되풀이해야 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느끼는 성취감 또한 컸다.

개발행위 업무는 복잡한 법령 속에서 하는 일이다. 단순히 "된다" 혹은 "안 된다"로 답하는 것이 아니라, 법과 조례의 틀 안에서 가능한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행정의 역할이다. 민원인의 입장에서는 하나의 절차가 어렵고 답답할 수 있지만, 그 절차가 결국 공공의 질서를 지키고 도시의 조화를 유지하기 위한 장치라는 점을 설명드릴 때면 나 스스로 행정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아직은 서툴고 부족한 점이 많다. 민원 전화 한 통을 받는 일조차 긴장되고, 문서 한 줄을 작성할 때도 실수하지 않으려 손끝에 힘이 들어간다. 하지만 내 옆에는 늘 따뜻하게 조언을 주시는 팀장님과 선배님들이 계신다. 작은 실수에도 격려를 아끼지 않고, 업무의 원리부터 차근차근 알려주시는 그 모습에서 '진짜 공직자'의 모습을 배운다.

짧은 시간이지만, 나는 벌써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행정의 언어는 숫자나 법령이 아니라, 결국 사람이라는 것.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법과 원칙 속에서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행정이라는 것. 그리고 공직이란, 혼자 하는 일이 아니라 서로 배우고 함께 만들어가는 일이라는 것도.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 '시보'라는 이름도 사라지고, 업무에도 익숙해질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이 설렘과 초심만은 오래 간직하고 싶다. 매일 아침 구청 건물에 들어서며 느끼는 책임감, 그리고 시민의 삶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행정을 하고 싶다는 다짐을 잊지 않겠다.

나는 아직 새내기지만, 법과 원칙을 존중하고, 시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따뜻한 공무원으로 성장하고 싶다.

도면 위의 한 선이 도시의 모습을 바꾸듯, 나의 작은 손길 하나가 청주시의 더 나은 내일을 만드는 밑그림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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