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전 옥천군청 상황실에서 황규철 군수와 간부 공무원들이 농어촌기본소득 추가 선정 사실을 발표하고 있다. 군은 이번 선정이 이루어지기까지 군민·의회·정치권이 함께 힘을 모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충북일보] 옥천군이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추가 선정 지역으로 최종 확정됐다. 지난 10월 발표에서 탈락하며 '충북 홀대' 논란이 일었지만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판도가 뒤집히며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이번 선정으로 옥천군민은 2026~2027년 2년 동안 매월 15만 원씩, 4인 가구 기준 최대 1천440만 원을 지역사랑상품권(향수OK카드)으로 지급받게 된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2일 농림축산식품부 예산을 정부안(20조350억 원)보다 1천12억 원 증액한 20조1천362억 원으로 확정했다. 이 가운데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예산 637억 원이 추가 반영되면서 기존 7개 군(연천·남해·청양·순창·정선·영양·신안)에 더해 옥천·장수·곡성이 추가됐다.
지원 비율은 국비 40%, 도비 30%, 군비 30%가 적용될 전망이지만, 충북도의 실제 부담 비율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황규철 군수가 3일 오전 옥천군청에서 열린 농어촌기본소득 추가 선정 관련 기자회견에서 사업 추진 방향과 재정 확보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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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군은 1차 탈락 직후 즉각 대응체계를 가동해 중앙부처·국회·충청북도와 긴밀한 논의를 이어갔다. 충북 지역 국회의원들은 연달아 기자회견을 열어 추가 선정을 요구했고, 지역사회와 군의회도 성명과 건의문 채택에 나서며 사실상 '총력전'이 펼쳐졌다.
농식품부의 당초 평가 기준이 정책 역량, 실행 가능성, 주민 체감도를 중점적으로 본 만큼, 탈락 이후 지역 여론의 결집과 정치권의 공동 대응이 재선정 과정에 강하게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3일 황규철 군수는 대군민 담화문을 통해 "이번 결과는 군민, 의회, 정치권이 함께 만든 결실"이라며 "미선정에 주저앉지 않고 즉시 대응체계를 가동해 중앙부처·국회·충청북도와 협의를 쉼 없이 이어간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옥천군이 그동안 추진해 온 민생 중심 정책과 지역경제 회복 노력이 중앙정부로부터 확실히 인정받았다"고 평가했다.
옥천군은 내부 계획(안)에서 2026~2027년 2년간 총 873억7천만 원이 투입될 것으로 추산했다. 2026년 예상 수혜 인원은 4만8천261명, 2027년은 4만8천646명이다. 국비 347억4천8백만 원, 도비 260억6천1백만 원, 군비 265억6천1백만 원이 분담되는 구조이며, 지급 방식은 지역사랑상품권(향수OK카드)으로 매월 15만 원씩 정액 지급된다.
이번 선정에는 옥천군이 최근 수년간 △민생회복 소비쿠폰 지급 △옥천사랑상품권 확대 발행 △사회적경제 조직 활성화 △로컬푸드 및 지역순환경제 기반 강화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온 점도 긍정적 평가 요소로 작용했다. 군은 "이 같은 정책들이 지역 소비를 늘리고 골목상권을 살리는 핵심 동력이 되었고, 기본소득 시범사업에서도 높은 정책 역량과 준비도를 인정받는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가장 큰 과제는 군비 약 265억 원 확보다. 옥천군은 '농어촌 기본소득 시범사업 확정 시 예산확보 계획(안)'에서 모든 부서의 기존 사업을 제로베이스에서 전면 재검토하고, 유사·중복·관행 사업을 과감히 정비하는 방식으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각 부서가 항목·규모를 자율적으로 설정해 절감한 예산을 '유보액'으로 일괄 모은 뒤, 1회 추경에서 군비 재편성에 투입하는 구조다.
예산 절감 기준도 구체적으로 제시됐다. 기본소득과 유사한 기존 지원사업 조정, 부서 운영경비 절감, 사무관리비 및 행사성 사업 축소, 시설비 조정, 기간제 근로자 구조조정, 반복적 지방보조사업 축소, 군비 보조사업 감액, 기타 사업 전반 재검토, 재정안정화기금 활용 등 사실상 전 부문에 걸친 대규모 긴축이 예고된 셈이다. 향후 부서 간 조율 과정에서 적잖은 논의와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황 군수는 "이번 시범사업을 농촌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출발점으로 삼겠다"며 "전담 추진단 구성, 조례 제정, 부정수급 방지 시스템 구축 등 행정·재정 기반을 흔들림 없이 마련하고, 옥천형 순환경제 모델을 대한민국 표준으로 발전시키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옥천군의회도 이날 담화문을 통해 "5만 군민의 뜻을 모아 정부·국회를 설득해 온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고, 지역 정치권과 주민들도 주요 도로변에 축하 현수막을 내걸며 분위기를 더했다.
충북 홀대 논란을 뒤집은 '옥천의 반전'이 대규모 재정 구조조정과 함께 실제 주민 생활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관심이 모인다.
옥천 / 이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