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된 청주 중앙공원 '압각수'

2025.11.26 18:09:04

이정균

시사평론가

청주 중앙공원에 있는 은행나무 '압각수'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다는 소식이 매우 반갑다. 국가유산청 자연유산위원회가 최근 열린 동식물유산분과 회의에서 '압각수'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안건을 가결했다. 압각수의 천연기념물 지정으로 역사적, 생물학적 중요성이 공인되어 체계적 관리가 이뤄지고 관광자원으로 활용가치도 한층 높아질 것이다.

***역사적·학술적·경관적 가치

압각수는 나이가 900년 정도로 추정되는 은행나무로 높이 23.5m, 지표면에서 약 1.2m 높이에서 잰 둘레 8.5m이다. 압각수란 이름은 잎의 모양이 오리의 발가락을 닮았다고 해서 생겼다는 주장과 나무 뿌리가 물오리발처럼 발가락 사이가 붙어있어 생겼다는 주장이 있다.

압각수는 1976년 충청북도 기념물로 지정돼 청주시가 관리해 왔고, 청주시는 압각수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위해 충북도, 문화유산청 등과 협의해 왔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 위해서는 '역사적 가치' '학술적 가치' '경관적 가치'를 지녀야 한다. 역사적 가치는 우리나라에 자생하는 고유 식물로 저명하거나 문헌·기록·구술 등의 자료를 통해 우리나라 고유의 생활 민속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고 판단돼야 한다. 또는 전통적으로 유용하게 활용된 고유의 식물로 지속적으로 계승할 필요가 있어야 한다.

학술적 가치는 국가나 민족, 지역, 특정종, 군락을 상징·대표하거나 분포의 경계를 형성해야 한다. 온천·사구·습지·호수·늪·동굴·고원·암석지대 등 특수한 환경에 자생하거나 진귀한 가치가 있어 연구할 필요가 있어도 된다. 경관적 가치는 자연물로서 느끼는 아름다움, 독특한 경관 요소 등이 뛰어나거나 최고, 최대, 최장, 최소 등의 자연 현상에 해당하는 식물이어야 한다.

이같은 요소들을 고루 갖춘 압각수의 천연기념물 지정으로 청주지역에는 흥덕구 오송읍 공북리의 음나무(엄나무)와 오송읍 연제리 오송생명과학산업단지의 모과나무 등 총 세 그루의 천연기념물 나무를 보유하게 됐다. 공북리 음나무는 나이 약 700살로 추정되며 높이 15m, 가슴높이 둘레 5.35m 되는 나무로 마을 주민들이 신성시하여 치성을 드려왔다. 연제리 모과나무는 높이 9.6m, 가슴 높이 둘레 3m이며 국내 모과나무 중 규모가 가장 큰 축에 속하고 조선 세조가 '무동처사'라는 어서를 하사 한 것으로 유명하다.

압각수는 천연기념물 지정 이전에도 청주 중앙공원을 상징하는 대표적 명물 중의 하나였다. 중앙공원의 충청병마절도사 영문 옆에 자리 잡은 압각수는 우람하며 고풍스런 풍채로 보는 이의 시선을 압도했고, 가을이면 온통 황금색 옷으로 갈아입어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압각수와 관련돼 전해지는 일화는 오랜 세월 동안 조상들이 얼마나 이 나무를 아끼고 보살폈는지 알게 해 준다.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고려 공양왕 2년(1390년)에 목은 이색, 권근을 비롯한 어진 신하 10여 명이 모함으로 청주옥에 갇혔다. 갑자기 큰 홍수가 발생해 일대가 물에 잠기어 커다란 피해를 입었는데 이들이 압각수에 올라가 화를 면했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왕은 이들의 죄가 없음을 하늘이 증명한 것이라 여겨 석방했다는 내용이다.

***청주 흥망성쇠 봐 온 수호목

은행나무가 살아있는 화석이라 할 만큼 오래된 나무의 대명사인 것처럼 청주읍성을 표시한 고지도에도 그려진 압각수는 중앙공원의 지킴이로서 900년 간 청주의 흥망성쇠를 지켜봐 왔다. 홍건적의 난을 피해 청주성에 머물던 고려 공민왕, 청주목사 율곡 이이가 펼친 선정, 임진왜란 청주성 탈환 전투, 충청병마절도사 병영, 청주성을 점령한 이인좌의 난, 동학군의 청주성 공격 등... 청주시민의 수호목 '압각수'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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