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청 사거리 인근에 걸린 봉비리 주민·재경향우회의 항의 현수막. “악취 지독한 돈사”, “환경부는 돼지분뇨 고정식 냄새 측정기 설치하라” 등 문구가 적혀 있다.
ⓒ이진경기자
[충북일보] 보은군 장안면 봉비리 주민들이 돼지 분뇨 악취 문제를 두고 집단행동에 나섰다.
주민들과 재경향우회는 최근 보은군청 앞 사거리와 마을 입구 도로변에 항의 현수막을 설치하며 고정식 악취 측정기 도입과 근본적인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현수막에는 "악취 지독한 돈사", "봉비 주민은 더 이상 못 살겠다", "환경부는 돼지분뇨 고정식 냄새 측정기 설치하라" 등의 문구가 적혔다. 주민들은 "수십 년째 악취로 고통받아 왔지만 체감할 만한 개선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기자가 12일 오후 현장을 찾았을 때도 주민 불편은 여전했다. 한 주민은 "악취는 계절·바람·강수에 따라 달라진다"며 "여름엔 창문을 열 수 없고, 비가 오면 냄새가 더 심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외지인은 금방 냄새를 느끼고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다"며 주거환경 악화를 호소했다.
보은군 장안면 봉비리 마을 어귀 도로변에 설치된 악취 민원 현수막. 주민들은 돈사 이전과 고정식 악취 측정기 설치를 촉구하는 내용을 담아 문제 제기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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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봉비리에는 돼지 사육 농장 2곳이 운영 중이다. 한 곳은 493㎡(30~60두), 다른 한 곳은 991㎡(870두) 규모다. 이 중 한 농장은 악취관리법 위반으로 두 차례 과태료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보은군은 두 농장을 악취 중점관리대상으로 지정해 월 1회 점검을 진행해 오고 있다. 점검 항목은 악취 여부, 퇴비사 관리, 축사 청결도, 악취 저감시설 가동 상황, 침출수·분뇨 외부 유출 여부 등이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점검 방식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 주민은 "정화시설이 상시·지속적으로 가동되는지 의문"이라며 "법적 기준에 맞춘 점검만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은 "고정식 측정기를 설치해 실제 악취 수치를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악취 문제는 인근 산업단지의 정주 환경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었다. 우진플라임 사원아파트와 기숙사는 초기에는 높은 입주율을 보였으나, 악취 문제가 정주 여건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 같은 민원은 수년째 군의회에서도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2018년 군의회에서는 "우진플라임 유치 당시 인근 축사 이전을 검토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고, 2020년 임시회에서도 "보은읍 돈사의 상당수가 인구 밀집지역에 위치해 악취 민원이 반복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여전히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군은 최근 면사무소에서 간담회를 열고 주민 요구 사항을 논의했다. 환경위생과 관계자는 "면장, 이장, 주민, 환경위생과·축산과 직원이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으며, 고정식 측정기 설치 요구가 중심이었다"고 설명했다.
고정식 악취 측정기 설치 요구에 대해서는 "환경부 소관이라기보다 군에서 검토해야 할 사안"이라며 "다만 내년도 예산 편성은 이미 마무리돼 당장 설치 예산을 반영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고정식 측정기는 비용, 설치 부지, 측정 효율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현재 보유 중인 24시간 연속 측정 장비를 활용하는 방안 등을 주민들과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봉비리 주민들은 이번 현수막 게시를 계기로 문제를 지속적으로 공론화할 계획이다. 주민들은 "민원만으로는 변화가 없었다"며 "측정기 설치와 관리체계 정비 등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은/ 이진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