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욕했다간 감옥에 가는 날이 다가온다. 북한을 북괴라 하거나 빨갱이라고 불러도 5년 이하의 징역살이를 하게 되는 날이 올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그치지 않고 중국과 북한에 대해서 뿐 아니라 과거 유신체제처럼 대통령이나 민주당 정권을 비판하면 처벌 받게 된다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이런 예상이 너무 나간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으나, 이미 나가도 너무 너무 많이 나간 일들이 한 두 가지가 아닌 현실을 보시라. 이번에는 헌법상 자유인 집회 및 시위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시대착오적이며 반민주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
***헌법상 표현의 자유 박탈 시도
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특정 국가나 국민 등 특정 집단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처벌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담긴 형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제안이유를 그대로 인용하면 이렇다. "지난 10월 3일 있었던 개천절 혐중 집회에서는 집회 참가자들이 '짱개, 북괴, 빨갱이는 대한민국에서 어서 빨리 꺼져라'라는 내용이 포함된 일명 짱개송을 부르면서 각종 욕설과 비속어를 남발하고 국정자원관리원 화재에 중국인 개입, 부정선거 중국 개입 등 허위사실을 유포하며 특정 국가와 특정 국민에 대한 모욕과 명예훼손을 일삼았다"
"형행법상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과 모욕은 모두 피해자를 특정되는 사람에 한정해 특정 집단에 대한 명예훼손이나 모욕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므로 기존의 형법을 개정하여 특정 국가, 특정 국가의 국민, 특정 인종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발의한 것이다.
이처럼 법률개정안 제안이유에서 밝혔듯이 결국 중국과 북한에 대한 비판을 차단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다. 이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중국은 물론 세계 모든 국가와 국민, 모든 인종에 대한 명예훼손을 처벌하게 되는 것이지만 그건 형식적 법조문에 불과하다. 반미와 반일은 괜찮고, 반중과 반북은 법으로 금지하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미국 대사관 앞에서 "양키 고 홈"을 외치며 성조기를 불태워도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를 존중해 왔다. 일본을 향해 "쪽바리"라며 죽창가를 선동해도 민주주의 국가이므로 문제가 되지 않았다. 그랬던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가 중국과 북한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만큼은 원천적으로 봉쇄당할 위기에 처한 것이다. 검찰·공수처·경찰 등 수사와 기소, 심지어 항소 포기마저 정권의 입맛에 맞춰 선택적으로 행사하는 수사기관들이 하는 짓을 보면 그렇다.
과거 유신 시절 '한국적 민주주의'가 등장했었다. 한국적 민주주의란 서구의 자유 민주주의와 다른 차원의 민주주의로서 한국적 특수성에 맞도록 국민의 헌법상 기본권을 제한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실상은 유신체제를 부정하거나 유신 헌법을 비방 또는 개정을 요구하는 일체의 행위를 금지하는 긴급조치를 잇따라 발표하는 등 장기집권과 독재체제의 수단이었다. 그런 유신체제의 종말은 필연이었다.
***현대판 '한국적 민주주의'인가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는 온전한가를 묻는다. 오늘의 '한국적 민주주의'는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을 박탈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 사법부를 선출 권력인 입법부의 하위 개념으로 격하 시키는 삼권분립 해체를 시도한다. 대법원 판결 무력화를 위해 삼심제 법원을 사실상 사심제로 만들려 한다. 서슬 퍼런 권력의 심기를 살펴 검찰 스스로 멸망하는 등….
중국을 포함한 모든 나라와 국민에 대한 모욕적 언행은 비판받아야 하지만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방식은 유신체제처럼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어도 너무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