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8살, 6살, 4살 세 아이를 둔 워킹맘이다. 남편과 같이 공동육아를 하고 있지만, 남편은 대전으로 출퇴근을 하고 있어 아침에 아이들 등원은 나의 차지가 된다.
하루의 시작은 아이들의 질문으로 시작한다. "엄마 배고파", "엄마 나 지금 그림 그려도 돼?","엄마 나랑 놀아줘" 등등.. 서로 본인이 원하거나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려고 난리다.
아침부터 누구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줘야 하는지 고민이 앞선다. 우선순위를 정하지 않거나, 이유 없이 거절하게 된다면 아이들은 울거나 삐치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나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인지 아닌지 먼저 생각해보고 나서 아이들에게 말해줘야 한다. 만약에 지금 할 수 없는 일은 학교나 어린이집 하원 후 이뤄질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설득을 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시 출근을 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아침을 그렇게 바쁘게 보내고 육아시간을 쓰고 집으로 돌아오고 나면, 역시나 아이들은 어김없이 본인들의 요구를 말한다. 그러다 보면 몇몇 요구 중 뜻밖의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첫째는 초등학생이고 둘째는 나름 어린이집 형님반이라 그런지 기억력이 좋아져서 "엄마, 나 아까 놀아준다고 했잖아"라고 말하면 가슴이 쿵 내려앉는다.
그냥 아침에 바빠서 대충 알겠다고 하원하고 무조건 들어준다고 말한 이야기를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어서 나에게 다시 말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그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서 약속만 했지 많이 지키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다. 많이 성장한 아이들은 엄마와의 약속을 기억하고 있으며,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나는 본인과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나쁜 엄마가 된다. 나중에는 엄마한테 이야기해봐도 소용이 없다고 아이들은 꽁꽁 감출 것이다. 그렇게 되면 아이들과 점점 멀어지게 되는 상황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런 상황이 두려워서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이 말하는 이야기를 유심히 들어주고, 작은 약속도 소중하게 지키려고 노력한다.
나는 어린 시절 부모의 행동이 아이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우리 아이들은 약속을 지키는 사소한 행동이 점점 나아가 성장하게 되면 청렴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배울 것이다.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정직한 삶의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이게 청렴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단순히 법적 기준을 지키는 일이나 제도의 의무를 따르는 것이 아닌 일상 속 작은 약속 지키기, 깨끗하고 투명한 소통과 민원 대응 등이 청렴이라고 생각한다. 청렴은 어렵고 이상적이며 낯선 단어가 아니다. 가정에서부터 시작되는 삶의 원칙이며, 내가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본다.
공무원으로서 엄마로서 청렴을 지키는 일은 나 자신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줄 삶의 본보기라고 생각한다. 나 자신부터 먼저 가정에서 청렴을 실천해 이를 사회로 확산시켜 나간다면, 더욱 깨끗하고 신뢰받는 공무원이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