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램프의 요정이 등장하는 드라마가 방영 되었다. 그러나 방영직후부터 극의 전개, 배우의 연기력, 배우들의 활용 방법, 아랍문화에 대한 이해도 등으로 비난이 쏟아졌다. 그러나 이러한 비판에는 약간 억울한 부분도 있다. 가령 여주인공은 연기가 문제인 것이 아니라, 문제 인물을 잘 연기한 것이었다. 극 중 여주인공인 '가영'은 감정을 느끼지 못하므로 웃음까지 글로 배웠는데, 감정 없이 무표정하게 웃는 표정은 징그럽게 보일 정도였으니, 더 이상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그 외에 몇 가지 흥미로운 디테일이 있다. 전생의 여주인공이 아라비아 사막으로 끌려갈 때, 들개들이 쫓아오니 노예상들은 '훈비쉬'라는 이름의 아이를 들개들에게 던져줘버린다. 이 장면에서 이 아이는 몽골어로 말하는데, 이것은 어린 가영이 이 훈비쉬와 혈연 관계가 아니고, 아마 의사소통도 어려웠겠지만 인류애의 발현으로 타인을 살리고자 하는 인성임을 나타내는 장치였다. 한편, '훈비쉬'는 몽골어로 '사람이 아니다'라는 뜻이다. 결국 훈비쉬는 그 이름대로 지니에 의해 불사의 몸이 되고 그 뒤 인간과 정령 사이에서 태어난 존재에게 몸을 빼앗기게 된다.
이슬람교에서 이블리스는 신을 거역한 정령으로서 구제 불가능한 사탄이다. 문제는 이 작품에서 이블리스가 점차 사랑을 배우는 존재로 등장하는데, 이것은 이슬람의 금기를 깨는 것이어서 문제가 될 수도 있으나, 한편으로는 아랍문화를 소개한다는 장점도 있다. 우리는 흔히 '지니'를 고유명사로 알고 있는데, 이것은 18세기에 프랑스 작가 앙투안 갈랑이 『천일야화』를 번역하면서 형성된 개념이며, 아랍어로 '지니'는 '정령'이라는 뜻의 보통명사이고 신이 연기 없는 불로 만든 존재이다. 천사나 지니는 남녀의 성별이 없으므로 여성 정령이 존재하지 않지만, 만약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 명칭은 이 작품에서처럼 '지니야'가 될 가능성이 크다. 아랍어는 형용사와 명사에서 남성형 뒤에 대략 한국어로 읽을 때 ·아, ·야 어미를 붙여 여성형을 만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아라비아' 역시 남성형 '아라비'의 여성형이다.
지니의 램프 속 거실에서 주인공들이 아랍 글자를 쓰고 읽는 장면도 흥미롭다. 한국인인 여주인공은 아랍글자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데, 지니가 읽을 때 그래픽 효과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색이 변한다. 이것은 아랍 문자의 방향성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장치였다.
강아지가 인간으로 변하였으나 여전히 강아지의 습성을 못 버리고, 심지어 결국 다시 개로 돌아가는 장면은 많은 사람이 불편하게 느꼈을 수 있으나, 불교의 '훈습' 개념으로 보면 피하기 어려운 일이다. 무의식 속에 새겨진 오랜 습성이 갑자기 바뀔 수는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다양한 갈등이 중첩되어 있는데, 이것이 우리의 무의식까지 지배하기 전에 조금씩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이 강아지가 주는 교훈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