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한 줌 재로 떠나고
나는 강가에 앉아
아버지 냄새 들이마시며
아흔아홉 목숨줄을 붓끝에 움켜잡고
화선지에 초서체로 휘갈겼던 글씨들을
물결에 떠나보내고, 또 보냅니다.
걷고 또 걷는 인생길에
영원한 삶, 어디 있을까마는
바람 많은 세상살이
등 굽은 몸으로 써 내려간
글씨 한 자, 한 자
그 묵향(墨香) 그리워
아버지 그림자 놓지를 못합니다
어지러운 세상
중심 잡으면 넘어지지 않는다고
말씀, 햇살 되어 퍼지는데
삼도천(三途川)은 건너셨나요?
좋아하던 막걸리로 목 축이고
쉬엄쉬엄 가세요
노을에 젖은 서녘 하늘이
눈에 밟혀 아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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