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유난히 눈이 많이 내리던 겨울, 다시 충주 중앙탑면으로 돌아왔다.
면장이라는 직책을 안고 첫 출근을 하던 그날, 길게 뻗은 탑평리의 아름다운 길과 탁 트인 탄금호를 지나며 가슴 깊은 곳에서 어떤 묵직한 감정이 올라왔다.
1996년 7월 25일, 인생 첫 근무지였던 중앙탑면.
시간은 많이 흘렀고 사람도 많이 바뀌었지만, 이 땅에 스며 있는 정취만큼은 그대로였다.
아니, 어쩌면 더 따듯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민원인들 대부분이 반가운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 "어라, 이게 누구야. 다시 오셨네요. 중앙탑면이 더 좋아지겠어."
짧은 인사 한마디에 담긴 환영의 마음이 느껴져 순간 울컥하기도 했다.
지금 중앙탑면은 예전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띠고 있다.
서충주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도심과 농촌이 공존하는 독특한 매력을 지닌 지역으로 변화했다.
예전에는 들꽃 피던 둑길과 논두렁 사이로 사람들이 다녔다면, 이제는 어린이집, 마트, 아파트 단지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경로당에 앉아 삼삼오오 모여 담소를 나누는 어르신들, 면사무소에 들러 커피 한 잔 마시며 안부를 묻는 주민들, 농사가 잘 됐다며 큼직한 봉지를 건네주시는 따뜻한 정(情). 그 모든 것이 '중앙탑면답다'는 걸 다시금 느끼게 해준다.
성황리에 마무리된 중앙탑면 경로잔치와 면민체육대회를 준비하며 다시 잊지 못할 순간들을 경험했다.
한자리에 모인 주민들의 밝은 얼굴, 함께 웃고 응원하고 손뼉 치며 즐기는 모습은 그 자체로 큰 감동이었다.
"이렇게 많이 웃어본 게 정말 오랜만이에요." 어르신 한 분의 이 한마디는 마음 깊이 박혔고, "다시 돌아와 정말 기쁘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이번 행사가 잘 마무리될 수 있었던 건 모두 체육회를 비롯한 단체들, 묵묵히 애써준 직원들, 그리고 즐겁게 참여해 주신 주민들 덕분이다.
누군가는 무대를 세우고, 누군가는 음식을 준비하며, 또 누군가는 뒤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함께 만드는 잔치'가 주는 진짜 의미를 느낄 수 있었다.
행사를 마치고 나서, 마음 한편에 깊은 여운이 남았다.
중앙탑면은 단순한 행정구역을 넘어, 내 삶의 중요한 한 조각이 돼 있었음을 새삼 느꼈다.
함께 웃고, 손을 맞잡고, 행사를 즐기는 순간순간이 큰 울림으로 다가왔다.
변화의 속도는 빨랐지만, 그 안에서도 지켜야 할 가치가 분명히 존재했다.
'사람을 위한 행정', 그 단순하면서도 깊은 원칙을 다시 마음속 깊이 새기게 됐다.
아직도 부족하고, 배워야 할 것도 많지만 '사람 냄새 나는 행정'을 만들고 싶
다는 마음은 변함이 없다.
지금 이 순간에도 중앙탑면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앞으로 나아고 있다.
그리고 중앙탑면장으로서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이곳 주민들과 함께라면 어떤 변화든, 어떤 계절이든 따뜻하게 맞이할 수 있을 거라고.
중앙탑면이 가진 자연의 품격, 사람의 온기, 미래의 가능성. 그 모든 것을 지키고 가꿔나갈 수 있도록 오늘도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다짐한다.
"중앙탑면, 다시 시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