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사장님 낚시 또 언제가요?"
참바다 횟집을 찾아온 단골들이 박원규 대표를 만날 때마다 입버릇처럼 묻는 질문이다. 횟집에 와서 회를 먹으며 사장님의 낚시 소식을 궁금해 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낚시를 다녀오면 다양한 어종으로 채워지는 수조에서 메뉴판에 없는 메뉴들이 솟아나기 때문이다. 여름의 별미 쏘가리부터 바다장어, 쭈꾸미, 문어, 겨울의 감성돔까지 계절마다 달라지는 자연산 회맛을 본 사람들은 사장님의 낚시 생활에 열렬한 응원을 보낸다. 수시로 낚시 일정을 체크하며 연락을 기다리는 적극적인 이들이 아니더라도 입안에 쫙 붙는 제철 자연산 회 맛을 잊지 못해 다시 이곳을 찾아오는 단골이 된다.
원규씨는 아버지의 취미를 따라 나선 어린 시절부터 낚시의 재미에 빠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물고기를 낚는 것에만 흥미를 느꼈다면 20대 중반 즈음에는 이렇게 잘 잡는 고기를 맛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끓여먹고 쪄먹는 것 말고 회를 먹어보고 싶어진 건 보기에도 싱싱한 향어를 잡았을 때다. 첫 도전은 당연히 실패로 돌아갔다. 눈 대중으로 배운 솜씨로는 회를 뜬다기보다는 생선을 뜯어먹는 수준에 그쳤다.
직접 잡은 고기를 맛있게 먹어보기 위해 회 뜨는 방법을 배웠다. 당시 유명 횟집에서 일하던 친구를 찾아가 회 뜨는 법을 배웠다. 많이 잡아본 고기라 금방 손에 익었다. 먹을 수 있는 고기는 잡는 족족 회를 떠 주변과 나누며 실력이 늘었다. 친구에게 처음 받은 회뜨는 칼은 아직도 가지고 있는 회의 시작이나 다름없다.
제대로 먹을 수 있게되니 낚시가 더욱 재미있어졌다. 13년 정도 일하던 중고차 업계를 떠나 낚시와 조금더 가까워지기로 했다. 첫 번째로 인수했던 횟집은 율량동에 있던 자연산 잡어 전문점이다. 횟집을 운영하면서 활어차를 사서 직접 산지를 찾아 다녔다. 경매로 올라온 자연산 잡어들을 가져와 저렴하게 팔았다. 때로는 낚시로 잡은 물고기들도 가져오며 다른 횟집과 차별화를 꾀했다. 7년 정도 운영하다 잠시 휴식기를 가지고 2018년 참바다횟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오랜 시간 산지를 찾아다닌 경험을 살려 현지에 있는 어부들과 직접 소통했다. 업체를 통해 일괄적으로 받아쓰는 물고기 대신 통영에서 올려주는 물고기다. 한번 먹어본 사람들은 반드시 다시 찾는 스페셜모듬회 등의 푸짐한 구성과 가성비가 가능한 이유다.
원규씨의 취향에 맞춰 자연산으로 가져오는 장어회(아나고회)도 알고 찾아오는 이들의 단골메뉴다. 놀래미, 광어, 우럭 등과 함께 먹을 수 있는 세트 구성도 자연산 활어회를 알짜배기로 즐기는 방법이다. 오후에 손질해 1~2시간 숙성하는 광어회의 적당한 찰기와 바로 잡아 내는 우럭의 탱글한 식감이 신선함을 전한다.
참바다의 여름은 하루에 30마리가 넘는 쏘가리를 잡아와도 2~3일이면 소진됐다. 자연산 잡어와 멍게 등이 가득한 물회도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맛으로 더위를 잊게 했다. 찬바람이 불고 감성돔이 가장 맛있는 계절이면 물때가 맞을 때마다 바다로 떠나는 원규씨의 낚시 시계가 쉼없이 돌아간다. 줄돔과 참돔 등 낚시대에 걸려오르는 만큼 참바다의 메뉴판이 풍성해진다. 쭈꾸미와 갑오징어 등 수시로 등장하는 서비스 메뉴도 사장님의 낚시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깜짝 이벤트다.
20가지 이상의 밑반찬이 상에 오르면 회가 나오기도 전에 한잔이 비워진다. 동죽, 돌멍게, 생선구이 등 뭐 하나 빼놓을 수 없는 꽉찬 구성이다.
참바다의 상 위에서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는 손님들이 반갑게 가을을 맞이한다. 출조를 기다리는 단골들의 기대와 늘 물때를 확인하는 원규씨의 열정이 싱싱하고 푸짐한 참바다의 식탁을 만든다.
/ 김희란기자 ngel_ran@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