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자전거가 타고 싶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면 꼼짝하지 않는 내 일상에 변화가 필요했을지도 모른다. 자전거를 사려고 검색하다가 내 성격에 얼마 동안이나 자전거를 타다 마려나 싶어 새것 사기가 망설여졌다. 고민하다가 중고 마켓에 들어가니 마침 마음에 드는 자전거가 있어서 구입했다.
혼자 걷기 운동을 하면 꾸준하게 지속이 안 되고 체중이 증가하니 걷는 것도 힘들었다. 모처럼 나가도 30분을 채 못 채우고 집으로 돌아오기 일쑤여서 걷기보다 쉽지만 운동 효과는 큰 자전거를 타기로 했다. 자연스럽게 운동도 하고 자꾸 깊은 바닷속으로 침잠하듯 가라앉는 자아를 일깨우려는 발악일 수도 있었다.
큰길로 위험하게 나가지 않아도 되는 산책로에 자전거 도로도 있다. 처음에는 자전거를 타니 술에 취한 사람처럼 비틀거렸다. 흔들흔들 자전거를 타는데 멀리서 다가오던 아주머니가 인사를 하며 안장 높이를 조금 높이라고 조언도 해 주고 아침저녁으로 같이 타자고 친근하게 말을 건넨다. 말 한마디의 친절이 고마웠다.
얼마 전에 개천 옆 무성한 풀들을 깨끗이 깎았는데 자전거를 타고 달리다 보니 풀냄새가 코끝으로 기분 좋게 스친다. 저녁 무렵 밖에 나오니 맡을 수 있는 자연의 냄새다. 가을 초입이라 그런지 곳곳에서 가을걷이하는 모습도 보인다.
연세 지긋한 노인이 며칠을 두고 고구마를 캔다. 여럿이 캐면 금방 캐겠지만 시골에 젊은 사람이 없으니 혼자서 조금씩 캐시는 것 같다. 작약꽃밭 옆으로 땅콩을 심으신 분은 땅콩을 캐고, 김장용으로 심은 배추들은 파릇하게 커 간다.
감나무의 감도 주홍빛으로 물들어가고 저녁노을에 반사되는 억새도 가을 분위기를 한껏 올려 준다. 서너 바퀴 돌고 나면 등에 땀이 나기 시작한다. 텔레비전이나 보고 있었다면 몰랐을 풍경이 자전거를 타고 돌며 눈에 담기니 에너지가 충만해진다.
밖에서 타는 자전거는 관절에 무리도 적고 걷기나 달리기보다 유산소 운동 효과도 크며 근력 운동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내 의지력의 문제겠지만 꾸준히 자전거를 타며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나이 들수록 하체 근육은 줄고 건강검진에서 비타민 D도 부족하다고 나왔으니 나에게는 맞춤형 운동이 될 것 같기도 하다.
운동을 하는 사람과 안 하는 사람의 차이는 크다. 매일 운동을 하면 단순히 체력만 좋아지는 것이 아니라 에너지와 집중력, 기분, 생활 리듬도 달라져서 삶의 질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활력이 넘치는 만큼 활동성도 많아지고 자신감도 생긴다고 한다.
반대로 운동을 안 하면 조금만 움직여도 피로가 몰려오고 나른해지며, 스트레스가 누적되면 짜증이 나거나 우울해진다고 한다. 내 경우에 딱 들어맞는 말이다. 조금만 신경 쓰면 피로가 누적되고 무기력해졌다.
작은 움직임이 쌓이면 내 삶의 날들이 건강하고 풍요로운데 실천이 참 어렵다. 쌓이는 불면증과 우울증을 해소하고 생기가 넘치면 대인관계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는 운동에 집착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