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태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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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중부권 유일 국제공항이자 수도권을 잇는 핵심 관문인 청주국제공항이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다. 국제선 30여 개 노선, 여객 100만 명을 돌파하며 지방공항 중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활주로 길이와 군 우선 운항체계라는 구조적 제약은 더 이상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바다가 인접하지 않은 충북의 국제사회와 연결통로는 '하늘길'이 유일하다.
박원태 청주대학교 항공운항학과 교수는 "이제 하늘길이 충북도가 살 길"이라고 단언했다.
박 교수는 "청주공항의 현 이용객이 연 458만 명에 달하지만, 슬롯 부족으로 성장은 정체될 수밖에 없다"며 "활주로와 관제시스템, 운영 제약 등은 공항 발전에 물리적 한계를 만든다"고 지적했다.
안전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 최근 무안공항 사고는 활주로 여유 길이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켰다.
그는 "최근 무안공항 사고에서도 드러났듯 활주로 여유 길이가 부족하면 비정상 상황에서 안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활주로와 관제 시스템은 급변하는 안전 환경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기술적 업그레이드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박 교수는 "CAT I 등급의 항행시스템 한계를 극복하고, 착륙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CAT II 등급 업그레이드와 민간전용 활주로 신설이 시급하다"며 "활주로 북쪽 부지에는 활주로와 터미널을 추가로 확보할 충분한 공간이 있다"고 설명했다.
◇소음·환경 문제 "발상의 전환 필요"
하지만 활주로 신설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우려는 소음 피해다.
군용기와 민항기 소음이 겹치면서 청주 내수읍, 북이면 등 일부 지역에서는 주거환경 피해 민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활주로가 추가되면 피해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박 교수는 소음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 접근을 주문했다.
그는 "군이 주도하는 방음사업은 한계가 있다. 지자체 주도로 소음 보상체계를 재설계하고, 피해구역을 개발 제한이 아닌 '공항지원도시 모델'로 바꾸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조류 충돌 위험도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활주로 신설로 인한 조류 서식지 변화를 감시하고, 레이더 기반 조류 감시·유도 시스템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
박 교수는 "하네다공항처럼 EMAS(비상정지시스템)와 같은 항공안전시설 선제적 도입과 조류 레이더 감시체계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군과의 공존 "상생 모델"
공군 17전투비행단과의 공존은 청주공항이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다.
박 교수는 "활주로 신설 이후 본격화될 쟁점이지만, '관제' 시스템상 운영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청주공항은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에 의한 청주기지가 정확한 명칭이다. 신설을 요구하는 활주로는 군의 관리 범위를 벗어난 지역으로, 항공교통관제 프로그램상 묶어서 관제를 할지, 구역에 따라 나눠서 할지 결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제사 인력 확보와 비용 분담 문제도 변수다. 박 교수는 "어느 한쪽의 희생이 아니라 서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116만 명의 염원 '7차 공항개발계획 반영'
충북도는 지난 20일 116만 명의 서명이 담긴 '청주공항 민간전용 활주로 건설 촉구 서명부'를 국토교통부에 전달했다.
지난 4월부터 89일간 진행된 서명운동은 목표 100만 명을 넘어선 116만1천908명이 참여했다.
강희업 국토부 2차관에게 전달된 서명부에는 '청주공항 활주로 건설을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2026~2030)에 반드시 반영해 달라'는 염원이 담겨 있다.
제7차 공항개발 종합계획은 국가의 5대 권역 항공 네트워크 정책 중 중부권 핵심공항으로 청주를 집중 육성하는 방향으로 설계되고 있으며, 2025년 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충북도가 국토부에 제출한 민간전용 활주로 건설 제안서에는 4천억 원 규모 투자로 연 600만 명 이상 승객 수용과 동남아·중국·일본 등 지역 직항 확대 목표가 담겼다.
특히 충북 주요 산업인 바이오·반도체·배터리(이차전지) 산업과 밀접한 항공화물 수요 급증에 대응해 산업·공항 동반성장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는 기대다. 활주로 확장으로 인한 산업 경쟁력 향상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고용 유발 효과는 8~9만 명으로 추산된다.
◇청주공항 특별법 "병행 추진이 현실적"
국회에는 현재 '청주국제공항 민간전용 활주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가칭)'이 발의돼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가계획(7차 공항개발계획)에 반영되지 않은 사업을 특별법으로 추진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현실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국가계획 반영이 선행돼야 하지만, 특별법이 병행돼야 속도를 낼 수 있다. 국회에서 '왜 국가계획도 없는 사업을 특별법으로 하느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청주는 단순한 신설 공항이 아니라 기존 인프라의 효율화라는 점에서 다른 사례와 다르다"고 강조했다.
활주로 신설과 함께 민·군 협의체 구성 및 특별법 제정 추진이 요구되며, 운항 슬롯과 관제권 조정, 소음·안전 관리 체계 구축 등 다각적 노력도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충북 산업생태계 대전환
청주국제공항 민간전용 활주로 건설은 단순한 인프라 확충이 아니라 충북과 중부권 경제·산업 생태계의 대전환을 의미한다.
박 교수는 사업 성공의 조건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다.
박 교수는 "충북도의 연구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국토부와의 긴밀한 협력, 정치권의 입법 지원, 지역 주민과의 상생 모델 구축이 사업 성공의 열쇠"라고 이야기했다.
교통망 확충과 함께 '공항지원도시' 지정 등 지역 발전과 주민 권익 보장이 병행되어야 청주공항이 중부권 항공산업과 물류의 중심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것이다.
116만 명의 서명이 만들어낸 동력이 2천744m 활주로의 한계를 넘어 중부권 하늘길을 여는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는 정부와 지자체, 그리고 지역 주민이 함께 만들어갈 '상생의 설계도'에 달려 있다.
/ 성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