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교육'은 '생존을 위한 교육'이다

2025.10.15 16:49:44

김연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대학교 교수

기후위기가 심화되는 시대, 환경교육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학교환경교육과 사회환경교육을 막론하고, 환경교육은 이제 인류의 생존을 위한 필수 교육이 되어야 한다. 단순히 지식을 조금 보태는 부차적 교육이 아니라,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한 『생존 환경교육(SEE, Survival Environmental Education)』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기후와 환경을 모르면 위험한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환경교육법은 환경교육을 "국민이 환경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환경을 보전하고 개선하는데 필요한 지식·기능·태도·가치관 등을 갖추어 환경의 보전 및 개선을 실천하도록 하는 교육을 말한다."라고 정의하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전혀 어울리지 않고, 참 한가롭게 느껴진다. 이제 환경교육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법정 의무교육으로 격상되어야 한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성희롱·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예방을 포함한 4대 폭력 예방교육을 비롯하여 산업현장의 안전을 위한 산업안전 보건교육, 개인정보보호, 장애인 인식개선, 청렴교육 등 다양한 법정 의무교육이 제도화되어 있다. 이들 교육은 모두 사회적 안전과 기본권 보호를 위해 국민 누구나 매년 반드시 이수하도록 한 최소한의 장치다. 그러나 기후위기와 환경문제는 이에 못지않게, 아니 그보다 더 직접적이고 광범위하게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이다. 그러나 환경교육은 여전히 선택적이고 부분적인 교육에 머물러 있다.

생존과 직결되는 환경교육을 법정 의무교육으로 격상시켜, 국민 모두가 정기적으로 반드시 이수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대통령, 국회의원, 시도지사 등 선출직 공무원은 물론 임명직 공무원과 공공기관 임직원들에게도 환경교육은 필수이다. 시장·군수·구청장 등 기초 지방자치단체장에 대한 환경교육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기후위기와 탄소중립은 물론 생태계 보전과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의 척결은 행정과 정책의 최우선 과제다. 이를 뒷받침할 공직사회가 환경교육에서 자유롭다면 국민 정서와 괴리가 생길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공무원 교육 과정에 환경교육을 반드시 포함시키고, 평생교육 과정에도 빠짐없이 편성해야 한다. 남녀노소 모두가 생애 주기 전반에서 환경교육을 접할 수 있어야 한다.

환경교육의 의무화는 지금까지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길이기도 하다. 현재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환경교육이 의무화되어 있으나, 고등학교는 입시 부담을 이유로 제외되어 있다. 그러나 대학입시에 기후위기와 생태계 문제를 다루는 문항이 수시로 출제된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교육 과정 속에서 기후위기를 다루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가 된다. 대학생과 군 장병에 대한 환경교육 역시 현재는 턱없이 부족하다. 사회로 진출하는 젊은 세대가 우수한 환경감수성으로 무장될 수 있도록 이들을 대상으로 한 체계적이고 강화된 환경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한 환경교육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삶의 태도를 전환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에너지 절약 및 쓰레기를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그냥 아는 것과, 실제로 습관화된 대중교통 이용이나 자전거 타기·텀블러 이용의 생활화는 전혀 다르다. 기후위기 시대의 환경교육은 행동을 바꾸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기후위기는 이제 더 이상 피상적 위기가 아니다. 폭염과 폭우, 산불과 가뭄 등 기후재난은 이미 우리의 일상을 뒤흔들고 있다. 이러한 현실에서 환경교육은 생존의 조건이다. 학교와 사회, 국가와 개인 모두가 환경교육을 '살아남기 위한 최소한의 준비'로 인식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미래가 열린다. 환경교육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수 교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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