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늙은 호박

2025.10.13 19:31:51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늙은 호박
     조미애
     표현문학회장

제 몸 썩는 줄 몰랐구나
두꺼웠던 누런 껍질이 얇아질 때쯤이면.

한 줄기 세월 주름이었다고
그렇게 지나가는 아픔이었다고
알 실한 호박씨가 여무는 몸짓이었다고
눈 감고 귀 막고, 속으로 토닥토닥
애써 어른 되기를 소망하였을 뿐
제 몸 썩어가는 것은 알지 못했구나

싹이 되어 굴속을 기어 나온 새싹들이
세상 빛에 놀라 움츠리고 시들어갈 때
늙은 호박, 통곡이 강을 이루었네
호박 속은 호박 물 가득한 호수가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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