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댐 한밤 방류에 충주 야영장 대피 소동

추석 연휴 캠핑객들 자정 침수 신고

사전 통제 없어 '뒷북 대응' 논란

2025.10.13 16:36:46

[충북일보] 추석 연휴 캠핑을 즐기던 야영객들이 한밤중 댐 방류로 인한 침수로 급히 대피하는 소동을 겪었다.

사전 통보를 받은 당국의 예방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뒷북 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충주시 등에 따르면 지난 7~8일 괴산댐 방류로 인해 댐 하류 달천 수주팔봉 야영장과 단월 강수욕장 야영장 일부가 물에 잠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괴산댐은 지난 7일 계속된 비로 유입량이 늘면서 한강홍수통제소의 승인을 받아 초당 70여t을 방류했다.

방류는 7일 밤 11시30분부터 8일 새벽 2~3시까지 이어졌다.

문제는 사전 대응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관련 업무 매뉴얼에 따라 충주시 담당 공무원 등이 괴산댐의 방류 문자메시지를 받았으나, 침수 우려가 있는 달천 유역 야영장에 대한 통제 조치는 없었다.

강변 야영장에 설치된 CCTV를 통해서도 야간에 벌어진 미세한 침수 상황은 발견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이 손을 놓고 있던 사이 수주팔봉 야영장은 강변 사이트 일부가 물에 잠겼고, 단월 강수욕장 야영장도 바닥에서 10㎝ 이상 물이 차올랐다.

자정 무렵 침수 상황을 알게 된 야영객들이 다급하게 시와 112에 신고했고, 출동한 시와 경찰의 안내로 야영객들이 서둘러 철수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추석 연휴 캠핑을 즐기던 단월 강수욕장 야영객 40여명과 수주팔봉 일부 야영객들은 한밤중에 급히 짐을 싸야 했다.

잠을 자던 중 물이 차오르는 것을 발견한 야영객들은 텐트와 장비를 챙기느라 진땀을 흘렸다.

시 관계자는 "괴산댐이 초당 100t 이상 방류해야 달천 유역 침수에 대응하게 되는데, 재난상황을 우려할 만한 방류량은 아니었다"며 "8일 새벽 초당 방류량을 60t으로 낮추면서 일부 침수 상황은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방류량이 기준치 이하였더라도 실제 침수가 발생했고, 야영객들이 긴급 대피해야 했던 만큼 사전 예방 조치가 필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이라 야영장 이용객이 평소보다 많았던 점을 감안하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했다는 목소리다.

조길형 충주시장은 13일 열린 현안업무보고회에서 이번 사태를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조 시장은 "괴산댐 방류 사전 통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야영장에서 혼선이 빚어졌다"며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댐 방류 시점과 도달 시간을 반영한 소통체계를 신속히 구축하라"고 지시했다.

시는 앞으로 댐 방류 시 야영장 등 침수 우려 지역에 대한 사전 통보와 통제 시스템을 강화하고, 방류량과 도달 시간을 고려한 신속한 대응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충주 / 윤호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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