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가 8개월여 앞이다. 지역 정가가 꿈틀거리고 있다. 충북에서도 입지자들의 출마 선언이나 공식화 등 레이스가 시작됐다. 피 말리는 싸움의 서막이 열렸다.
*** 생활 정치 실현의 장으로
예사롭지 않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일단 예상대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 추석 연휴 기간 내내 내년 6‧3지방선거 얘기가 많았다. 충북에선 도지사 후보 얘기가 달아올랐다. 중량감 있는 인사들의 잇단 출마 공식화가 미친 영향이다. 대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이다. 다른 정당이나 무소속에서는 아직 눈에 띄는 후보가 없다.
대선 이후 치러지는 선거는 다른 선거와 좀 다르다. 새 정부에 대한 유권자 기대감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래서 여당에 유리할 때가 많다. 충북에서도 그랬다. 2018년 지방선거는 문재인 전 대통령 당선 1년 뒤 치러졌다. 민주당이 승리했다. 이시종 전 지사를 비롯해 11개 시군 중 7곳에서 시장·군수를 배출했다. 2022년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석 달 만에 치렀다. 국민의힘이 승리했다. 충북지사와 도내 7곳의 시장·군수를 차지했다.
내년 6월 지방선거는 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치러지는 선거다. 전례의 분석대로 민주당의 우세가 점쳐진다. 충북도 다르지 않다. 하지만 전례와 통설이 100% 적중하진 않는다. 변수는 언제나 존재한다. 진보-보수, 여-야간 대립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미국과의 관세 논란 등 국제 정세도 정부·여당에 마냥 유리하지만은 않다. 선거 시기에 어떤 상황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른다. 이진숙 방통위원장 건은 시사하는 바가 많다.
지방선거는 이미 시작됐다. 앞으로 각종 여론조사 결과들도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건 누가 선수로 뛰느냐다. 여야는 누구를 적재적소에 공천할 것인가 고민해야 한다. 정당의 공천 역량이 승패를 뒤집을 핵심이다. 유권자도 냉정해져야 한다. 분노만으론 올바른 선택을 하기 어렵다. 어떤 후보의 지지율이 중요한 게 아니다. 누가 지역에 더 필요한 인물인가를 살펴봐야 한다. 내 선택 하나가 내 지역을 바르게 바꿀 수 있다.
지방선거는 내 삶과 직결된다. 내 삶을 바꿔주는 생활 정치 실현의 장이다. 그래서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단체장은 여러 덕목을 갖춰야 한다. 전문성과 정책역량, 청렴성과 윤리의식, 소통 능력, 책임감과 형평성, 미래지향적 사고 등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고민이 우선이다.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한 후보라면 내 삶보다 주민의 삶을 앞에 둘 수 있어야 한다.
*** 유권자 선택으로 바꿔라
내년 지방선거는 전환점이다. 유권자가 냉정할 수 있어야 한다. 승부가 아니라 방향을 보고 선택해야 한다. 네 편 내 편에 빠지면 곤란하다. 내가 과거에 어떤 선택을 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그 선택이 어떤 결과를 만들었는지 냉정하게 성찰해야 한다. 유권자에게도 책임지는 용기가 필요하다. 거짓 없는 정직함이 있어야 가능하다.
정치는 균형이다. 보수가 망가졌다고 진보가 좋아할 일은 아니다. 진보가 독선적이라고 보수가 희망을 가질 일도 아니다. 좌든 우든, 보수든 진보든 한쪽 날개만으로는 날 수 없다. 유권자가 좋은 선택을 해야 하는 까닭은 여기 있다. 구도를 보고 전체 정치 상황과 지역의 분위기를 따져야 한다. 그래야 객관적으로 바르게 판단할 수 있다. 균형을 잃은 정치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지금의 국회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