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농가는 풍년이라던데 쌀값은 왜 이렇게 높은건가요."
쌀값 상승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는 물론 농가의 한숨 소리도 깊어지고 있다.
지난 9월 초 쌀값이 '심리적 저항선'인 6만 원을 넘어서면서 소비자에겐 체감하는 비용이 높아졌고, 농가에선 수확기 햅쌀이 시장에 풀리면 급격히 농가 소득을 끌어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1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시스템(KAMIS)에 따르면 이달 2일 전국 기준 쌀(20㎏·상품) 소매가격은 6만8천435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9.17%·평년 대비 25% 각각 상승했다.
동기간 청주에서 쌀 소매 가격은 6만6천700원으로 전년 대비 24.72% 올랐다. 명절 연휴가 끝난 10일에는 6만5천167원으로 소폭 하락했다.
이같은 쌀값 고공행진은 지난해 쌀값 폭락을 막기 위해 정부가 시행한 시장격리가 영향을 미쳤다.
당시 정부가 26만t 규모 시장격리를 단행한 이후 예상과 달리 쌀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 상황이다.
여기에 잦은 비로 조생종 수확이 늦어지면서 산지 유통업체간 원료벼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쌀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30% 가까이 오른 쌀값을 잡기 위해 정부는 지난 8월 3만t, 9월 중순 2만5천t 물량을 대여 방식으로 산지 유통업체에 공급하고, 유통업체 할인행사를 실시한 바 있다.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이 커진 가운데 수확기를 앞둔 농가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에서 쌀농사를 짓고 있는 박모(65)씨는 "지금 쌀값이 비싸다고 느껴지고 있지만 수확하고 햅쌀이 나갈때 되면 다시 뚝 떨어질 것"이라며 "그동안 쌀값이 너무 낮았던 것이 체감하는 격차를 크게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비싼 가격을 조정하겠다고 수확 시점에 추가 물량이 쏟아지면 쌀 농사는 문닫아야할 판"이라고 하소연했다.
정부는 10월 중순부터 쌀값이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2일 국가데이터처에서 발표한 2025년산 쌀 예상 생산량은 357만4천t으로 지난해에 비해 1만1천t 감소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예상 생산량은 밥쌀·가공용 소비, 정부의 공공비축 물량 등을 감안한 신곡 예상 수요량보다 16만5천t 많은 수준"이라며 "9월 잦은 비로 일조량이 전·평년에 비해 적어 11월 13일 발표 예정인 쌀 최종 생산량이 일부 변동될 가능성도 있지만, 생산자단체, 산지유통업체 등은 최종 생산량의 작황 또한 전·평년에 비해 양호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고 설명했다.
/ 성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