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 선도사업에 이어 농림축산식품부 농촌공간정비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2027년 철거될 증평의 대표적 흉물 윤모아파트.
ⓒ이종억기자
[충북일보] 증평지역 대표적 흉물로 30년간 방치돼온 윤모아파트가 마침내 헐린다.
증평군은 도안면 화성리지구가 국토교통부 선도 사업에 이어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의 '농촌공간정비사업'공모에 최종 선정됐다고 12일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증평지역 발전에 큰 걸림돌로 작용해온 윤모아파트 정비를 위한 정부예산이 확보됐다.
군은 이번 공모사업 선정으로 11월부터 기본계획 수립에 들어가 내년 상반기 보상을 완료한 뒤 2027년부터 윤모아파트를 철거하고 농촌재생사업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군에 따르면 이 사업에는 2029년까지 국비 34억 원과 도비 10억 원을 포함해 총예산 68억 원이 투입된다.
공사는 윤모아파트와 부대시설을 철거한 뒤 복합커뮤니티시설과 체육시설, 마을쉼터, 다목적광장 등 주민공동체 공간으로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도안면 화성리 국도변에 자리 잡은 윤모아파트는 99세대 9층 규모로 1993년 7월 착공됐다. 그러나 완공을 눈앞에 두고 시공사의 부도로 1996년 7월 공사가 중단돼 30년간 방치돼왔다.
이 아파트는 철근노출, 각종 오염물질 발생 등 안전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또한 하루 평균 1만4천여 대의 차량이 통행하는 국도 36호선 주변에 위치해 증평의 이미지를 크게 떨어뜨렸다. 더욱이 흉가·폐가·도깨비 아파트 등으로 불리며 증평의 도시경관을 해치는 대표적 건축물로 지적돼왔다.
군은 그동안 윤모아파트 정비를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재산권 등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 난항을 겪었지만 중앙부처와 국회 등을 꾸준히 찾아가 공사가 중단된 건축물정비를 적극 건의했다. 그 결과 지난해 국토교통부 '9차 공사중단건축물 선도사업'에 선정돼 윤모아파트 철거를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어촌공사를 수차례 방문해 농촌 장기방치건축물 정비를 위한 예산지원을 요청하는 등 윤모아파트 철거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와 함께 주민과 군 관계자로 위원회를 구성한 뒤 현장설명회와 설문조사, 인터뷰 등을 진행해 마을주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했다.
이해관계자들의 정비동의를 확보하고, 건물정밀안전점검을 통해 D등급(보수·보강 시급) 판정을 받아 사업시급성과 당위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했다.
이 마을주민 연모(70)씨는 "이 아파트는 30년간 마을이미지를 엄청나게 흐려왔다. 이 아파트에서 크고 작은 사고도 많이 났다"며 "진작 철거됐어야 했는데 이제라도 헐린다니 반가운 소식"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재영 군수는 "윤모아파트 철거는 증평군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원사업이자 시대적 과제였다"며 "앞으로 주민들을 위한 농촌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군은 2023년 남차리지구, 2024년 신동리지구, 올해 상반기 연탄리지구에 이어 이번 화성리지구까지 4회 연속 농촌공간정비사업에 선정되는 쾌거를 달성했다. 증평 / 이종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