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추석을 앞둔 2일 청주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장애인 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임선희기자
[충북일보] 충북지역 장애인들이 명절을 맞아 시외고속버스 이동권을 주장하며 거리로 나섰다.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추석을 앞둔 2일 청주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도 시외고속버스 타고 고향에 가고 싶다"며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장애인 이동권을 외친지 벌써 24년이 됐다"며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장애인 이동권 의제는 제자리 걸음만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충북장차연은 장애인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 토로했다.
이 단체는 "지난해 충북광역이동지원센터가 개소됐다지만 장거리 이동이 필요한 장애인들에게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전화를 하면 3일 전에는 예약을 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와 갑작스레 급한 일이 있어도 이용을 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상버스도 도입이 되지 않고 있고 수요응답형 버스에도 장애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없다"며 "시외고속버스의 경우에는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장애인 탑승 가능 버스 도입을 거부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국 곳곳에서 운수회사들은 장애인 이동권을 외면하고 있다"며 "장애계는 전국 주요 운수회사를 상대로 한 동시다발 소송과 국가를 상대로 한 배상청구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충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2일 청주시외버스터미널 매표소 장애인 전용 창구에서 마산과 부산행 버스표를 예매하고 있다.
ⓒ임선희기자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승강장으로 이동해 표를 구매해도 버스에 탈 수 없는 현실을 시민들에게 보여줬다.
청주시외버스터미널 매표소에서 부산과 경남 마산행 버스표를 예매한 뒤 승강장으로 나가 버스에 오르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들은 기사에게 버스에 탈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버스 기사는 난색을 표했다.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전동휠체어는 하나당 약 200㎏에 육박해 리프트 또는 경사로가 없는 해당 버스에 실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들은 "비장애인들은 돈만 내면 버스를 탈 수 있고 심지어 프리미엄 버스에서는 누워 갈 수도 있다"며 "하지만 장애인들은 돈을 내고 버스표를 사도 버스 계단 한 칸조차 올라갈 수 없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명절을 앞두고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장애인이 이동할 수 있는 기본적인 권리를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 임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