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취재팀
[충북일보] "활주로 안전성은 곧 공항의 신뢰도와 연결됩니다. 공항에 대한 투자는 당연히 되돌아오는 것이 있을 겁니다."
루이 알베스(Rui Alves) ANA Porto Aeroporto 공항장은 단호하게 말했다.
포르투갈 북부 관문인 프란시스코 사 카르네이루 국제공항(OPO·포르투공항)은 활주로 단일 운영 체제에서도 성장 해법을 찾았다. 무리한 확장이 아니라 운항 효율을 끌어올리는 전략이다.
핵심은 제한된 시간 안에서 지연을 줄이고, 시간당 이착륙 횟수를 단계적으로 높여가는 것이다. 활주로 단일 구조인 청주국제공항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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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15분, 접근성이 경쟁력
포르투공항의 가장 큰 강점은 도심과의 근접성이다. 공항에서 포르투 구시가지까지는 차량으로 약 15분, 메트로(지하철)로 30분 내외 거리다. 도심 접근성은 비즈니스 수요를 끌어들이는 핵심 요소다.
공항에서 버스, 택시, 렌터카, 공유차량 등 다양한 교통수단도 갖춰져 있어 관광객과 출장객 모두에게 편의성을 제공한다.
실제로 포르투는 포르투갈 제2의 도시이자 와인, IT, 관광산업의 중심지다. 도심 접근성이 좋아 유럽 각지에서 오는 비즈니스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저비용항공사(LCC)의 노선 확대로 관광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포르투공항은 활주로 1개 체제에서도 지속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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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와 운항, 병행의 묘
포르투공항은 2024년 7월 말 착공해 2026년 초 완공을 목표로 활주로 현대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공사 시간은 비행 시간을 고려해 매일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주 6일만 공사를 허용한다. 실제 작업 시간은 오전 5시 30분까지 모든 장비를 철수해야 하므로 약 5시간 30분이다.
알베스 공항장은 "가장 어려운 점은 활주로를 사용하면서 리모델링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비행기들이 계속 이착륙하기 때문에 공사할 수 있는 시간이 새벽 12시에서 6시까지로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공사 범위는 활주로 전면 재포장, 배수·수도관 교체, 1천300기 이상 조명등 및 기둥 교체, 계기착륙장치(ILS) 등 항행안전시설 업그레이드다.
총 사업비는 약 5천만 유로(약 750억 원). 국가 재정 투입 없이 프랑스 빈시 그룹 산하 ANA의 컨세션(운영권) 체계에서 조달한다. 알베스는 "2013년부터 2062년까지 50년 계약으로 재원을 조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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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40회' 목표와 유도로 최적화
포르투공항은 소음 규제와 공사로 인해 자정 이후 운항이 중단되며, 시간당 약 24회 처리에 머물고 있다. 특히 북쪽에서 남쪽으로 착륙하는 항공편은 유도로가 짧아 활주로에서 신속히 빠져나가지 못하고 90도 회전을 해야 해 지연이 발생한다.
알베스 공항장은 "남쪽에서 북쪽으로 가는 비행기들은 빨리 나가는데, 북쪽에서 남쪽으로 들어오는 비행기들은 활주로가 너무 짧아서 오른쪽으로 빠지지 못하고 90도로 왼쪽으로 돌아야 한다"며 "이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항 측은 신규 유도로를 신설하거나 기존 유도로를 연장해 착륙기의 활주로 점유시간을 줄이고, 대기구역 활용도를 높일 계획이다. 목표는 시간당 40회 내외 처리다.
알베스는 "1시간에 40대가 뜰 수 있도록 딜레이를 줄이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까지 무리해서 공사를 할 정도의 수요가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시기를 고려해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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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 대응과 주민 수용성
공항 인근은 주거 밀도가 낮고, 주민 상당수가 공항 종사자여서 민원이 적은 편이다.
알베스 공항장은 "공항 주변에는 사는 사람들이 많지 않고, 있어도 대부분 공항에서 일하는 분들"이라며 "여기 살러 온 사람들은 이미 공항이 있는 걸 알고 왔기 때문에 민원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활주로에 인접한 주거지들의 겨우 소음 차단벽을 설치해 기본적 대응을 갖췄다.
다만 자정 이후 운항을 재개할 경우 주민 불만이 발생할 수 있어, 단계적 관리 방안을 구상 중이다. 그는 "공사 소음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노선 확충과 운항시간 확대가 병행될 경우 소음 관리와 주민 협의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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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경쟁력과 지역 관광산업의 동행
2024년 기준 포르투공항 승객 수는 약 1천600만 명. 저비용항공사(LCC) 확대와 노선 다변화가 수요를 키우고 있다. 현재 30여 개 항공사가 130여 개 도시로 직항 노선을 운영 중이다.
알베스 공항장은 "2022년부터 통계를 보면 계속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업하는 분들도 많고, 관광객도 많고, 가족 방문이나 일 때문에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그는 "작은 항공사들이 여기를 여행 오게 하면서 가격도 많이 낮추고, 큰 항공사들도 경쟁이 되니까 가격을 조절하면서 공항도 같이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리스본·포르투 간 고속철 신설과 스페인 비고 직결 노선 계획이 더해지면서 육상 교통망 확충 효과도 기대된다.
지역 활성화가 곧 공항의 발전으로 이어지며 지역 관광산업 성장과 공항 경쟁력이 시너지를 얻고 있는 상황이다.
포르투공항은 활주로 노후 구간을 선제 보수하고, 조명·항행안전 체계를 예방적 투자로 고도화했다.
알베스 공항장은 "항공사들도 활주로가 이미 안전하지 않다고 느끼면 여기에 오지 않을 것"이라며 "활주로를 보고 안전하다는 신뢰가 가야 항공사들이 더 많이 취항한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를 하면 당연히 되돌아오는 게 있다"며 "공사를 먼저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포르투공항 사례는 청주국제공항에도 현실적 참고서다. 청주국제공항 역시 활주로 단일 구조라는 제약 속에 있다.
이번 포르투공항의 사례는 청주국제공항이 현실적 한계 속에서도 운영 최적화와 주민 신뢰 확보를 통해 성장의 길을 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알베스 공항장은 "한국 사람들이 포르투갈을 많이 좋아하시는 것 같다"며 "예전에는 리스본이었는데 지금은 포르투를 훨씬 더 좋아하신다"고 말했다.
이어 "천주교 신자가 많은 한국에서 산티아고 순례길 때문에 포르투 직항이 생기면 정말 좋을 것 같다"며 "한국분들이 오시면 환영하고 잘 맞이해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성지연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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