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나팔꽃 연가

2025.09.30 18:54:57

사진=클립아트코리아


나팔꽃 연가
     정유준
     한국현대시인협회 사무총장

가혹한 여름이여
그대에게
노래가 되지 못하고
기쁨이 되지 못하고
누군가에 기대어
허공 속에 목을 놓고
길게 늘어뜨리는 손

순전히 나의 의지가
아니었다 할지라도
붙잡아주지 않으면
스스로 지탱할 수 없는
가엾은 목숨으로 하여
오직 보답이란
단 하루만의 개화뿐

여름이여
내 손을 잡아다오
아침 햇살이 얼굴을
어루만질 동안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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