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국제공항 활주로 미래를 묻다 ②항공안전 혁신과 지역경제 회복, 무안의 이중과제

**'안전과 성장의 균형' 청주국제공항 활주로 미래를 묻다**
2. 항공안전 혁신과 지역경제 회복, 무안의 이중과제
조류참지레이더·시설개선 잇따라 도입
전국 공항 안전시설 전면 개선 추진
무안 상권·관광업계 1천억 원 손실 호소
KTX 연결로 돌파구 모색

2025.09.16 17:11:18

ⓒ동양일보 손상훈기자
[충북일보] 2024년 12월 29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여객기 사고 이후 약 9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고 현장은 복구되지 못했고, 무안국제공항과 지역경제는 멈춰 서 있다.

승객 181명이 타고 있던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중 사고로 179명의 사망자와 2명의 중상자를 낸 12.29 여객참사는 항공 안전 기본 인프라 제고 필요성과 안전성·미래이용성 고려 부재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로 이어졌다.

◇사고 원인과 정부 종합대책

참사 이후 정부는 항공안전 혁신 방안을 발표하고, 주된 사고 요인으로 지목된 조류 충돌 예방 강화와 로컬라이저 기초시설(둔덕)을 비롯한 시설 개선 방안들을 모색했다.

착륙 직전 관제탑에서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 경고가 내려졌고, 엔진과 유압장치에 치명적인 손상을 유발해 랜딩기어 등 핵심 계통이 정상작동하지 못한 점이 사고의 직접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에 무안공항은 민간공항 최초 조류탐지레이더를 시범도입하고, 조류 관리 인력 증원과 유인시설 관리범위를 13㎞로 확대할 방침이다.

안개·강우 등 시야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이·착륙 안전성을 제고하도록 지방·도서공항 활주로 운영 성능 개선도 추진한다. 또한 첨단 보안검색 장비 도입, 안티 드론 시스템을 확충해 신종 보안 위협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사고 여객기 기체가 정상적으로 랜딩기어를 내리지 못한 채 동체 착륙 후 활주로를 이탈, 콘크리트로 만든 둔덕(로컬라이저 기초시설)에 충돌 후 폭발·화재가 발생해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진 만큼 공항 인프라 안전성 보강에 대한 대책도 마련됐다.

한국공항공사 무안국제공항 설계 용역 입찰공고에는 '장비 안테나 및 철탑, 기초대 등 계기착륙시설 설계 시 'Frangibility(부서지기 쉬움)를 고려해 설계해야 한다'는 국내외 규정이 적혀 있다.

이 설비에는 로컬라이저 기초시설이 포함된다.

콘크리트 둔덕형 방위각시설은 경량 철골 구조로 전환하고, 무안공항을 비롯한 전국 6개 공항은 올 연내 개선을 완료한다.

또한 전국 공항이 240m이상 종단안전구역(RESA)을 확보하도록 하고, 불가피하게 종단안전구역 확보가 어려울 경우 활주로 이탈방지 장치(EMAS)를 도입하기로 했다.
ⓒ동양일보 손상훈기자
◇남은 한계와 과제, 멈춰선 현장, 남겨진 사람들

하지만 시설과 행정 한계, 멈춰버린 유족들의 시간은 아직 해결되지 않은 과제로 남아있다.

참사의 직접적 원인이 된 콘크리트 둔덕형 장애물에 대한 위험성이 사고 이전에 여러차례 지적됐음에도, 행정적 묵살이나 미흡한 대응으로 시기 적절한 시설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문제가 드러났다.

설계 도면과 실제 시공간 불일치 등 관리와 행정의 미비도 한계로 드러났으며, 국토부는 별도 규정 미비와 관리 주체 모호성 등을 이유로 개선에 소극적이었던 점에 대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참사 시설물 승인, 설계 변경 경위, 행정책임의 공개와 소통 미흡은 책임 추궁과 개선 논의가 비공개에 그치며 실질적인 재발방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사고를 조사하는 국토교통부 산하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는 정부, 항공당국과 이해관계가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독립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본보 취재진이 9월 초 방문한 무안국제공항과 무안군에는 그날에 멈춰선 듯한 적막함과 그럼에도 일상으로의 회복을 위한 움직임이 공존하고 있었다.

여객기가 충돌한 로컬라이저 둔덕은 여전히 사고 당시 모습 그대로였고, 일부 복원된 활주로 외부 현장과 터미널에는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추모하는 리본과 편지들이 걸려있었다.

일부 유족들은 무안공항 내 임시 쉘터에 머무르며 사고진상 규명과 책임차 처벌, 재발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지역 관광업계를 비롯한 경제 피해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무안국제공항은 광주공항의 국제선을 흡수하며 서남권 거점 국제공항으로 건설됐다.

올해 예정됐던 활주로 확장공사가 완료됐을 경우 기존 2천797m에서 3천160m로 연장돼 중장거리 대형 항공기 운항이 가능해질 전망이었다.

다만, 오는 12월로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조사 결과 발표가 연기되면서 무안공항 재개항 시기는 또 다시 미뤄진 상황이다.

이로인해 조사 지연과 공항 폐쇄 기간 장기화로 지역사회 우려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도 무안 상권은 여전히 손님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식당들은 밤 8~9시면 문 닫을 준비를 했고, 거리는 조용했다.

이달 초 광주·전남관광협회와 외식업지회·숙박업지회 등 지역 관광업계는 무안국제공항 조기개항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관광업계는 1천억 원이 넘는 경제적 손실을 호소하며, 지역주민 200만 명의 항공 교통권 보장과 생계 및 산업 회복, 지역 경제 정상화를 위해 하루빨리 공항 정상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양일보 손상훈기자
◇위기를 기회로, KTX가 가져올 변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미래를 향한 희망의 단초는 있다. 무안공항 바로 앞에서는 KTX무안국제공항역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무안공항과 지하로 연결되는 호남고속철도 2단계 사업구간 신설역인 이 역은 공항활성화의 핵심 축으로 역할이 기대되고 있다.

개통될 경우 광주·전남 지역 300만 명 이상의 배후수요를 효과적으로 흡수해 공항 이용객이 4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역 내 교통 접근성과 편리성 증대로 외부 투자 유치와 관련 산업 발전도 촉진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특히 광주공항과의 기능 통합이 병행되면서 지역 관광산업 활성화 기여 기대감을 높였다.

정부는 '12.29 여객기 참사 피해지역 경제활성화 방안 연구' 용역 착수보고회를 지난 6월 개최하고 광주·전남에 실효성 있는 경제회복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맞춤형 특별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구체적인 지원 내용과 시행 일정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어서, 지역사회는 조속한 대책 마련을 기다리고 있다.

/ 성지연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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