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인 구석기나 신석기시대 가장 좋은 집은 보호가 되는 공간과 더불어 먹을 것을 쉽게 구할 수가 있는 곳이었다.
형태는 달라졌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주거공간은 그런 형태가 기본으로 갖춰져야 한다.
오래전에 인류가 가장 찾기 쉬운 주거공간은 동굴이었다. 자연적으로 생겨난 그곳은 온도의 변화도 외부보다 적을뿐더러 눈과 비, 바람으로부터도 어느 정도 보호가 될 수가 있었다.
점말동굴은 1970년대 손보기 연세대학교 박물관장의 조사로 학계에 처음 알려졌다. 이 동굴은 과거 '용굴', '용가둔굴'로도 불렸다. 용의 형상을 닮은 절벽과 '용골(龍骨)'이라 불리는 화석 뼈의 발견 설화도 전해진다.
남한에서는 처음 확인된 구석기시대 동굴 유적으로 2001년 충북도기념물 116호로 지정됐다.
그동안 점말동굴은 제천지역 사람들이나 관계자에게만 알려져 있었는데 올해 새롭게 점말동굴 내에 '역사터'와 '체험터' 등으로 구성한 전체 499㎡ 규모의 유적체험관을 조성했다고 해서 전시관을 방문해 봤다.
유적체험관 역사터에서는 동굴 발굴 과정, 주요 유물, 신라 화랑의 각자(刻字) 등 유적의 역사와 가치를 영상·모형·전시패널 등으로 만날 수 있다.
체험터에서는 구석기시대 사람들의 생활상과 당시 동물군을 인터랙티브(상호작용) 콘텐츠로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 해뒀다.
점말동굴은 30m 되는 병풍바위의 절벽 아래에 뚫려 있고, 유적 가까이에는 사철 내내 마르지 않고 흐르는 맑은 샘과 물줄기가 있어서 생존하기에는 적합한 주거공간이었을 것이다.
그 시기에 점말동굴에서 살았던 사람들은 굴 안에서 고기를 바르고 조리해 먹었을 뿐만 아니라 뼈를 쪼개 그 안에 있는 골수도 빼먹었고, 뼈에 간단한 잔손질을 하여 뼈연모로 이용하기도 했다.
이층에서도 여러 종류의 짐승화석과 문화유물이 나와 당시 사람들의 생활모습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점말동굴에 살았던 중기 구석기시대 사람들은 하이에나·곰·들소·말·노루·사슴 등을 잡아먹었다고 한다.
제천은 자주 방문하는 곳이어서 그런지 점말동굴이라는 공간에도 관심이 갔다.
유적의 퇴적층은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는데 밑으로부터 석회마루 아래층, 석회마루층, 석회마루 위 퇴적층으로 이루어진다.
신라시대 각자, 석조 탄생불 등 다양한 유물이 출토되면서 다중 시대의 복합 유적이 발굴되었기에 그 시기 제천에서 이 부근이 어떤 환경을 가지고 있었는지 추정해 볼 수가 있다.
조금 더 위에 자리한 점말동굴을 보기 위해 걸어서 올라가 봤다. 마을 이름인 '점말'을 붙여 지은 점말동굴은 입구 너비는 2~3m로 현재까지 확인된 길이는 약 13m 정도다.
점말동굴 입구에서 발굴된 돌등으로 이곳에는 담을 만들어뒀다. 위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있고 아래쪽으로도 올라가는 길이 조성돼있다.
굴 안의 살림터에서는 뼈연모가 많이 나오는데, 전자현미경 조사에 의하여 여러 가지 형태의 사용 자국이 관찰됐다고 한다. 점말동굴에 직접 가보면 마치 시간이 만들어놓은 하나의 작품을 보는 것 같다. 6만 년 전까지 돌아가볼 수 있는 제천 지역의 시간여행을 경험해보고 싶다면 제천 점말동굴로 발걸음 해볼 것을 추천한다.
/제천시 공식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