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 회의가 지난 8일 열린 가운데 위윈회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 관련 추모 조형물 설치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충북도의회
[충북일보] 충북도의회 건설환경소방위원회가 청주 오송 궁평2지하차도 참사 관련 추모 조형물 설치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유가족 단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도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이 예산을 부활시켜 사업을 정상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오송참사유가족·생존자협의회와 시민대책위원회는 9일 성명을 내 "충북도의회가 지난 8일 유가족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도 없이 일방적으로 추모 조형물 설치 예산 5천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며 "이는 유가족의 뜻을 짓밟고 참사의 고통을 외면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번 설치 계획은 도가 유가족과 충분한 협의를 거쳐 합의한 내용"이라며 "유족들의 뜻을 반영해 도청사 연못 정원으로 설치 위치를 정했고 더 이상 논쟁이 불필요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도의회가 도청에 설치하는 것에 대한 적절성을 따지는 발언을 보며 추모 조형물을 혐오 시설로 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마저 들게 한다"며 "도의회가 지금까지 유가족과 소통하거나 의견을 묻지도 않았으면서 공론화 부족을 운운하는 것은 자신의 무능과 무관심을 들어낸 고백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송 참사 희생자에 대한 추모는 국가와 지자체가 감당해야 할 최소한의 도리"라며 "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추모 조형물 설치 예산을 즉각 복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는 전액 삭감된 추모 조형물 설치 예산을 되살리기 위해 도의회 예결위를 설득하기로 했다.
신성영 도 재난안전실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도의회 예결위를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사업을 정상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예결위에서 부활에 실패할 경우 추모 조형물 설치는 원점에서 재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신 실장은 "도의회가 조형물 설치 예산을 최종 삭감하면 유가족 등과 조형물 형태나 설치 위치를 결정하는 협의 과정을 다시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오송 지하차도 참사를 기억하고 희생자 등을 기리는 추모 조형물 설치를 추진했으나 사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애초 KTX 오송역과 참사 현장 인근 만수공원에 추모비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국가철도공단과 청주시 등이 난색을 표해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후 도는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도청사 내 연못 정원 주변에 추모 조형물을 제작하기로 합의하고 관련 예산을 도의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도의회 건소위는 지난 8일 428회 임시회 2차 회의에서 조형물 설치 예산을 모두 삭감했다.
이태훈 위원장은 "공청회 등을 통한 유가족 및 도민 의견 수렴 절차가 필요하다"며 "단순한 조형물 설치가 아닌 교육·상징적 공간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종합적 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하는 게 타당하다"고 삭감 이유를 밝혔다.
'오송 참사'는 집중호우가 내린 2023년 7월 15일 청주시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 인근 미호강 제방이 터지면서 유입된 물로 지하차도를 지나던 시내버스 등 차량 17대가 침수되고 14명이 숨진 사고다. / 천영준기자